'홍주' 지명역사 1000년, 기념사업 추진하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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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지명역사 1000년, 기념사업 추진하자-2
  • 김혜동 편집국장
  • 승인 2013.04.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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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600년 기념사업으로 도시를 마케팅하다

 

 

 

 

 

 

충청남도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도청소재지 홍성(홍주)과 예산의 도시브랜드의 핵심은 결국 홍주나 예산의 1000년이라는 유구한 지명역사를 제대로 살리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시대, 지명과 역사는 곧 상품이며 브랜드이다. 본 기획보도를 통해 이제라도 충남도청소재지의 지명역사가 1000년이라는 사실을 명분으로 하는 각종 브랜드사업화 사업 구상과 실천이 구체화돼야 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① 홍주 1000년의 의미와 시사점 
② 고양시, 600년 기념사업으로 도시를 마케팅하다 
③ 인천시, 지명역사 600년을 기념하는 이유 
④ 순천시, 지명 700년 기념사업으로 명품도시 꿈꾼다
⑤ 서천군은 현재진행형, "자치단체장의 의지 중요하다"
⑥ 홍주 1000년, 전통·현대 조화된 문화예술도시로
⑦ 홍주 1000년 미래를 찾다




2.'일산'이 아닌 역사의 도시 '고양'으로···

'일산'이라는 명칭의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기존 법정행정구역 명칭인 '고양'이 잊혀지고 '일산신도시'로 대변되기 시작한 경기도 고양시는 현재 홍성군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충남도청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내포신도시'가 또 다른 법정 행정구역 명칭처럼 대내외적으로 인식되는 것에 반해 신도시를 품은 홍성과 예산의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미해지니 말이다.

 

 

 

 

 

 

 

▲ 고양600년 기념 유물전시회 개최


이처럼 신도시 이름이 법정행정구역 명칭으로 오인되는 사례를 국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주의 교하, 운정 신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기존 지명의 인지도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도 퇴색되는 한편, 행정구역 명칭에 대한 각종 혼선와 오해가 빚어지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을 강구하는 와중, 고양시는 '지명역사 기념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지역이자 지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한편 각종 기존 사업들과 연계시켜 별 다른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시민들의 인식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 지명 인지도와 자부심,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고양시청 현관을 '고양600년'을 기념하는 갤러리로 꾸몄다

지명 '고양(高陽)'은 올해로 600년을 맞이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25권, 13년 2번째 기사'에 "고봉(高峯)현을 고쳐 고양현으로 하였다"는 기록에 근거를 뒀다. 최성 고양시장는 "고양시는 2013년에 '고양'이라는 지명이 사용된 지 60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역사의 도시"라고 강조하며, "지명역사 6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고양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해 고양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명역사 기념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011년도 부터였다. 고양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2011년도부터 다양한 내부 토론을 통해 지명역사 기념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때마침 2013년이 고양시 승격 20주년이라 연계사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당시 지명역사에 비해 주민들의 자긍심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고양'이라는 지명의 인지도가 신도시 명칭인 '일산'에 비해 낮다는 점이 최대 난관이자 타계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타당성 여부를 검토 받고 시민들의 의견들을 수렴하기 위해 실시했던 시민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고양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2012년도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고양이라는 지명이 600년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6%만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88.9%의 사람들이 '오늘 처음 알았다'고 응답했다. 이와 연계해 지명역사 600주년 기념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71.7%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대다수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보했다.

 

 

 

 

 

▲ 초등학교에서의 고양 역사교육 모습


결국 고양시는 지명역사 기념사업이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낮은 자긍심과 초라한 지명 인지도라는 난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판단해, 2012년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추진을 서둘렀다. 2012년 7월에는 고양 600년 기념사업 추진조례를 시행하고 같은 달 26일에는 고양 600년 학술세미나를 실시해 △고양의 역사와 고양600년의 의의 △고양시의 문화유산과 활용방안 등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고민했다. 이 같은 세부사업은 2012년 3월 1일에 설립된 '고양600년 추진팀'(이하 추진팀)이 도맡았다. 팀제로 3명의 인력이 투입된 추진팀은 고양시가 추진하는 각종 문화사업과 고양시문화재단의 세부사업에 고양600주년 기념사업이 맞물려 추진될 수 있도록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 별도 예산 최소화, 기존 사업과 연계 
고양시는 '고양600년, 미래를 찾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슬로건은 고양시의 역사와 현재를 조명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추진팀 김형기 팀장은 "고양600년 기념사업은 단순히 행정지명 획득에 그치지 않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고양이 비로소 자신의 확실한 위치를 확보한 해라는 인식을 통해 역사를 되돌아 보고 그 정신적 측면을 되새겨 보고자 하는 사업"이라며, "고양은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수도인 한양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오늘날 고양시는 배후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21세기 창조적 문화예술도시로, 창의도시의 꿈을 키우며 모두가 살기 좋은 국제도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가 주목하고 있는 '고양 600년'의 의의는 바로 고양시의 현재와 미래에 있다. 작은 촌락에서 시작된 고양이 600년의 시간 속에서 이처럼 발전과 도약을 이뤘다는 점이 바로 '고양 600년'이 시사하는 점이다. 고양시는 고양 600년 기념사업의 첫 번째 목표를 고양시의 역사를 돌아보고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두었다. 고양시 문화유산의 활용방안, 잃어버린 문화재와 정체성의 복원방안에 대한 연구와 학술세미나,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시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순회역사교육도 연초부터 실시되고 있다. 일제시대에 일본에 빼앗긴 '벽제관 육각정' 환수운동, 북한산성 정비·복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 고양600년 학술세미나 모습


호수공원에서는 고양 600년 디지털 전시관이 조성돼 고양의 역사와 문화유산 전시, 기획전시와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역사공유 작업과 함께 2013년 한 해 동안 다양한 기념행사와 축제도 펼쳐진다. △고양 600주년 기념식 및 기념주간 행사 △고양 대표브랜드 창작 공연 개발 △고양600년 기념 특별전시 △고양 시민 퍼레이드 등의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으로, 기존의 공연·축제와 행사 등에 '고양 600년의 의미와 역사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기념행사만을 위한 추가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고양시가 올해 순수하게 지명역사 기념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2억5000만여원. 이 중 1억원은 시민제안 공모사업을 위해 쓰인다. 별도 예산은 최소로 확보하고 기존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효율적인 방식을 택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술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학술세미나, 워크숍 △고양 문화유산 답사기 발간 △사라지는 마을 남기기 및 지명유래집 발간 △고양 독립운동사 발간 △고양 600년사 백서 발간 등이 2014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홍보와 교육사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식 슬로건과 엠블럼을 제작해 고양시의 모든 행사와 사업을 연계해 홍보하고 있으며 △600년 역사 다큐 영상물 제작 △600년 노래·기념품 제작 △고양600년 문화도시 만들기 봉사단 운영 △고양문화유산 단편영화 공모전 △고양600주년 기념 조형물 제작 △기념우표 제작 △고양 바로 알기 역사 순회 강좌 △고양600년 브랜드상품 개발 △초·중·고교생 대상 역사교육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시내를 달리는 모든 택시와 버스에 스티커를 붙이는가 하면, 각종 LED전광판과 육교 광고대에도 600년 기념사업을 알리는 광고와 포스터, 현수막 등이 부착돼 있다.

 

 

 

 

 

 

▲ 벽제관 육각정 환수 범시민운동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도 하반기부터였으나 고양시의 대대적인 홍보에 힘입어 시민들의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양시가 제시한 올해 1월 시민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양 지명역사 600년에 대해 알고 있다'는 문항에 50% 이상의 응답자가 '알고 있다'로 나타났다. 불과 9개월 전만 하더라도 5.6%의 사람들만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던 점을 떠올린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고양600년 추진팀 김형기 팀장은 "추진팀은 올해가 지나면 해산하지만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지명역사 기념사업은 해당 부서로 이관돼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일산신도시가 조성되며 '고양'이라는 명칭이 퇴색됐고 이를 회복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작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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