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관우 본지 발행인, 유럽의 지역신문을 가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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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우 본지 발행인, 유럽의 지역신문을 가다 ③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3.07.0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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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WAZ

 

▲ WAZ 통합 뉴스룸.


통신사 활용 지양 기사 90% 자체 생산 

철저한 지역중심 지면 제작
교육의 기본은 지역신문 구독
청소년 지면, 학부모 최대 관심 

 

통신사 활용 지양 기사 90% 자체 생산 철저한 지역중심 지면 제작 교육의 기본은 지역신문 구독 청소년 지면, 학부모 최대 관심 유럽을 비롯한 독일도 전반적으로 신문의 위기라고 한다. 독일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WAZ(Westdeutsche Allgemeine Zeitung)의 경우에도 편집국 기자가 지난 3년 사이 900명에서 600명으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경영진은 올해 말까지 500명으로 감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WAZ는 독일과 인접국가에서 신문을 비롯한 출판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NRW주에서만 총 4개의 일간신문을 발행하고 있으며 총 판매부수는 140만부이다.

WAZ만 놓고 보면 40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WAZ는 이미 오래전에 오프라인과 온라인편집국을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WAZ지에만 통합뉴스룸에 60명이 근무하고 있다. 3년 전 통합하기 이전에는 80명이 근무했는데, 앞으로 40명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WAZ외에 3개 신문사는 모두 독자적인 편집국장과 편집국(6~8명의 기자로 운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WAZ의 자부심은 기자들 스스로가 기사의 90%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통신사의 기사를 받지 않고서도 신문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자의 수를 계속 감원한다면 앞으로는 100% 독자적인 기사 생산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래 WAZ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에 독자적인 특파원을 파견했는데 이들도 감원한다. 루츠 호이켄 부장도 지난 30년간 WAZ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전한다.

WAZ는 종합섹션, 경제, 문화섹션, 스포츠섹션까지 약 80%를 WAZ통합뉴스룸에서 제작한다. 이렇게 제작된 섹션을 다른 신문에도 제공한다. 나머지 3개 독립제호의 독립편집신문은 주로 1,2,3면 정도만 자체 제작하고 나머지는 WAZ가 제공한 섹션을 그대로 사용한다. WAZ는 4개의 독립제호신문 이외에 27개의 지역판이 있다. 지역판은 WAZ가 제작하는 섹션 이외에 지역섹션을 자체적으로 제작한다. 예컨대 뒤이스부르크시에 있는 지역편집부는 두이스부르크판을 제작하고, 헤르네의 지역편집부는 헤르네판을 제작한다.

독일 지역신문이 제공하는 기사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기사와 지역정보이다. 이밖에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사를 알리는 문화면은 가장 선호하는 유형의 기사이다. 그런데 최근 기자수를 줄이면서 이러한 지역판도 줄어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명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WAZ의 지역판이 그곳에서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라인니쉐 포스트(Rheinische Post)의 지역판과 경쟁을 했다.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라인니쉐 포스트에 대한 지역주민의 높은 지지도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독자는 주로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많다. 지금은 고참 기자들이 젊은 기자들이 제작하는 온라인판을 먹여 살린다. 앞으로는 젊은 기자들이 고참 기자들을 먹여 살릴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새로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4개 신문의 온라인판을 하나로 묶어서 www.diewesten.de이라는 통합사이트를 만들었고, 젊은 기자인 사라 켈러가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포털인 die westen은 총 22명의 기자들이 자체 작성한 기사와 종이신문에서 작성한 기사를 활용하여 게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룸에 10명, 지역에 12명으로 총 22명의 기자가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판에만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다른 태블릿PC에도 기사를 공급할 것이다. 한때 Paid Content를 시도했지만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광고수입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면 이용자가 많아서 광고수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유료로 제공하면 이용자가 줄어서 광고수입이 준다. 동시에 이용자수도 늘어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수익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WAZ도 2007년에 유료화를 했지만, 5년간 독자만 줄었다고 한다. 결국 유료화를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인터넷독자는 기사는 무료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WAZ는 유료화에 매우 조심스러운 편이다.

독일신문도 최근 광고매출이 많이 줄었는데, 종전에는 종이신문의 경우 판매수익 45%, 광고수익 55%다. 그러나 지금은 판매수익 70%, 광고수익 30%다. 종이신문의 주요광고였던 부동산과 중고자동차매매도 모두 인터넷으로 갔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Sie sucht ihn, Er sucht sie라는 소형광고를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에서 제공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독일의 신문은 철저히 지역중심이다. 전국적으로 중요한 기사도 지역에서 보거나 지역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새로운 시도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면을 매일 발행하고 있다. 청소년 면은 학생들이 작성한 기사와 사진을 편집부의 담당기자가 약간 손을 봐서 게재하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특히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미래의 독자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의 청소년을 둔 가정에서 지역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교육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루 20분 투자, 신문 읽도록 편집 

▲ WAZ 통합뉴스룸 루츠호이켄 편집부장.

 

 


■ 바찌(WAZ) 

WAZ는 독자들이 하루에 20분을 투자하여 신문을 모두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한다. 기자들은 보통 글을 길게 쓰는데, '20분'원칙을 위해 기사를 짧게 쓰는 연습을 시킨다. 또한 신문은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신문을 지향한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사체나 유혈이 낭자한 사진 등은 게재하지 않는다. 또한 섹스와 관련한 기사도 마찬가지로 게재하지 않는다. 창업주는 사회주의자였는데,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WAZ의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사회적인 기사나 내용은 게재하지 않는다. 모기업 WAZ는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신문과 잡지를 발행한다. 약 100여개의 신문과 잡지제호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뮌헨에서 애견잡지를 발행한다. 독자의 충성도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좋다. 하지만 별도의 자회사이다.

지역판은 총 27개로 지역판별로 기자의 수가 다르다. 도시가 큰 경우에는 1개 도시에서 2개의 지역판을 발행하지만, 통상 1개의 시군에서 1개의 지역판을 발행한다. 가장 작은 규모의 지역판은 1000부 정도를 판매하는 지역에서 1명의 기자가 지역판을 제작하고 있다. 물론 자유계약직 프리랜서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4~5명이 제작한다고 봐야 한다.

현재 베펠리쉐 룬트샤우(Westfaelische Rundschau)에서 기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가? 베스트펠리쉐 룬트샤우는 한때 120명의 기자가 신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채산성이 없어서 지금은 계속 기자수를 줄였고, 이제 5명의 기자만 남기고, 지역기사를 아예 경쟁사로부터 받아서 제작하겠다는 다른 모델을 도입했다. 조금 복잡한 문제이다. 기자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하지만 경영주 입장에서는 더 이상 독자가 없는 신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하지 않는다. 한없이 투자할 수 없다는 판단인 듯하다.

* 베스트펠리쉐 룬트샤우는 WAZ편집국을 방문하던 날 편집국장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신문기업에 매각되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아직까지 편집국과 경영국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신문사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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