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이다 홍성의 인맥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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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 홍성의 인맥을 찾아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3.08.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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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이관호 과장

"고향의 전통·역사 문화 살리는데 힘 보태고 싶어" 

각종 연구활동·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민속문화 알리기 전력
수룡동당제 문화재 등록 기여·면지 자문 등 지역 문화 발전 앞장 

 

▲ 이관호 연구관이 민속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과장 이관호(52) 학예연구관은 우리 민속 문화와 역사에 대한 열정이 흘러넘쳤다. 연구활동 뿐만 아니라 민속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 개발 운영, 방송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우수한 역사와 문화 전통을 전파하고 알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 연구관은 "관람객이 찾지 않는 박물관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관람객이 찾아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계승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관람객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을 담당하는 섭외교육과에 발령 받고 빈약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다양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이 소외계층 사업이다. 장애인들과 저소득층 자녀들, 외국인 근로자들 등 소외계층은 박물관 등 전통문화 체험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도 소외계층 중심으로 바꿔 방문횟수를 대폭 늘리는 등 관람객들과의 접점을 넓혀 갔다. 이러한 박물관 사업 외에도 대학 출강과 언론 등에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연재 글을 싣기도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KBS3라디오 '우리는 한국인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우리전통문화 꾸러미' 코너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전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연구관은 "왜 그렇게 일을 찾아 만드느냐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계승 발전하는데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노력하고 있다"며 "다소 힘들 수는 있지만 일로 생각하지 않고 활동하니 오히려 즐겁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주말에도 각종 체험프로그램 진행과 지역 민속문화 답사를 병행하는 등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또한 이 연구관은 국립민속박물관 부설 어린이박물관 개관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어린이박물관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상설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흥부전을 주제로 기획전을 마련해 전래동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당시의 문화와 생활상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연구관은 "딱딱한 역사가 아닌 살아있고 재미있는 역사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통문화의 감동을 주게 되면 새로운 민족의 문화를 창조하는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어린이박물관에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어린이박물관의 전통문화전시 프로그램이 미국 휴스턴 어린이박물관의 초청을 받아 미국 각지를 순회하면서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어서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홍북면 중계리 출신인 이 연구관은 농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에는 농사를 짓고 생활 속에서 지역의 민속 문화와 전통이 그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는 "어릴 적에는 싫었던 농사일이 지금에 와서는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홍주성역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이관호(사진 왼쪽 세번째) 연구관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 연구관은 홍주중·고를 졸업하고 한남대 역사교육과에 들어갔다. 그의 역사관은 고향인 홍성을 닮았다.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양반 중심의 상류층 문화의 전형인 공주와는 달리 홍성은 지리적, 경제적 환경의 차이로 유교적인 문화가 약한 평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권을 이루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지배층의 시각이 반영된 기록된 역사가 아닌 시대를 구성하는 다수인 피지배층의 역사를 배우면서 민속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연구관은 "홍성과 충남의 문화는 대륙과 해양의 문화가 마주치는 중심으로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끈질기게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온 우리민족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애정을 보였다. 대학에서 그는 '마을문화연구회'를 결성해 대전·충남지역의 민속 현장답사와 민속학 연구를 병행하고 고향인 홍성의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지역의 민속문화와 유적지를 조사·발굴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부면 판교리 수룡당제에 대한 자료정리에 참여하는 등 충남도 무형문화재 등록에 기여했으며 저서'홍성 수룡동 당제'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연구관은 홍주성역사관 건립 자문, 구항면지 편집 자문, 다문화 가정 민속문화 꾸러미 사업, 역사문화 강좌 출강 등 지역의 역사 문화 발전과 발굴에 기여해 왔다. 또한 지난 2010년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부보상, 다시 길을 나서다'라는 제목으로 충남 내포지역의 부보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부보상' 흔히 '보부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일제강점기 때 바뀐 명칭으로 본래는 '부보상'이라 불렀다. 그는 "내포지역에는 부보상 유물이 대거 남아 있고 원홍주육군상무사 등 부보상 조직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며 "이러한 흔치 않은 민속문화 유산을 활용한다면 홍성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이름난 문화유산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역 문화유산 활용에 대한 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연구관은 "20여년간 민속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쌓아온 역사문화 지식을 나누고 싶었다"며 "고향에서 내 지식이 필요할 때에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살리는데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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