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고 외면받던 처리대상 소중한 자원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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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나고 외면받던 처리대상 소중한 자원 대변신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8.26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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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축산 앞당기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①

실현돼야 할 순환농업

 

▲ 독일 튜링헨 주의 펠트하임 마을. 가축분뇨를 활용해 바이오가스와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자양분 각광
일부선 재생에너지 생산도 


전국 최대의 축산단지를 갖고 있는 홍성군의 지속가능한 축산발전을 위해서는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한 자연순환농법 구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홍성군은 돼지의 경우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48만여두를 사육하고 있고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해 말 기준 3309농가에 6만6327두에 이르는 등 충남도내에서 가장 많은 사육두수를 기록했다.

이렇듯 전국 제일 축산군이라는 군의 특성을 살려 홍성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홍성한우브랜드사업은 지난해 대한민국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단 기간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 최대 양돈·한우 사육두수를 자랑하는 홍성군은 이로 인한 각종 환경오염을 해결해야 하는 필연적인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다른 가축에 비해 돼지의 경우 분뇨량이 많고 악취가 심해 각종 생활민원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군에서 발생하는 전체 가축분뇨는 지난 2012년 말 기준 일간 2710t에 달하며, 수입사료에 의존하는 축산, 좁은 농경지 등으로 축산농가가 자체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홍성군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 등에 따라 유기농에 활용할 수 있는 법 기준에 맞는 가축분뇨를 수거 처리할 시설을 갖춰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도모키 위해 지난해부터 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비지원 15억원에 도·군비, 융자금 등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추진하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은 액비화, 퇴비화 등으로 1일 96t의 가축분뇨를 수거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해 4월 홍성축협을 사업대상자로 선정, 예산을 확보하고 본격 추진코자 했지만 부지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지역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사업대상지 결정이 잇따라 표류했기 때문이다.

 

 

 

 

 

▲ 다양한 방법의 자원화를 거쳐 남은 퇴비는 유기농업에 더없이 훌륭한 자양분이 된다.

 

 


이처럼 홍성군과 홍성축협이 지속가능한 축산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무산위기에 처했던 것은 대부분 지역주민들이 혐오시설이란 인식 때문에 기피하면서 집단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적극 협조하고 유치에 나서야할 일부 축산 농가들도 가축질병 전염 등을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을 반대하면서 사업추진이 연이어 좌초해야만 했다. 다행이 지난해 말 사업예정지를 광천읍 운용리로 바꿔 추진하며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이 10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95t(퇴비화 10t, 액비화 95t)을 처리할 수 있는 자원화 시설이 완공되면 가축분뇨의 적정처리를 통한 환경오염 방지효과는 물론, 고부가가치 유기질 비료의 생산 효과를 함께 거둠으로써 자원순환형 친환경 농축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내 1일 발생 분뇨량은 약 2700여t에 달하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가축분뇨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 축산분뇨가 퇴비나 액비로 자원화 돼 그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성군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이 전국적으로 지난해 말 88곳까지 크게 늘면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의 핵심기반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축분뇨 자원화는 홍성군의 친환경농업 육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축산분뇨 자원화 과제는 남아도는 가축분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력이 쇠퇴한 토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포괄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경종농가와 축산농가, 환경과 생산성을 고려하는 자연순환농업을 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군의 경우 전국 최초로 '친환경 오리농법'을 도입해 시도한 이력이 있고 최근에는 홍동면 문당환경농업마을을 중심으로 전국적 친환경 농업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 풀무생협 등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판매하는 주민 자생적 단체가 선진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홍동마을의 경우 친환경유기농업을 위해 홍동으로 귀농·귀촌한 도시민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마을기업을 이끌며 농촌 '마을만들기'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친환경유기농업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홍성군은 '전국 최대 축산군'과 '전국 친환경농업의 메카'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두 개의 수식어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뜻 보면 위 두 개의 개념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축산과 농업을 '친환경·유기'라는 개념으로 묶어 볼 때 공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결국 홍성군은 '친환경적'인 농업과 축산업의 공존을 통해 전국 최대의 경종순환 단지화를 이뤄야 향후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가축이 배설하는 분뇨를 자원화 해 땅이 흡수하고, 그 땅에서 자란 곡물의 부산물을 다시 가축이 먹는 '자연순환농법' 만이 지속가능한 농축산업의 공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이와 관련해 자연순환농법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만들어 친환경농업 부자재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자원화 방법에는 퇴비화, 액비화, 에너지화 등이 있다. 하지만 홍성군의 경우 아직까지는 퇴비·액비 자원 처리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방법으로는 퇴비·액비 검증체계를 강화하고, 작목별 맞춤형 공급체계를 구축해 경종농가의 이용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단위의 액비 유통센터를 만들고, 새로운 경종농가의 퇴비·액비 수요처를 발굴, 축산농가의 자원화된 분뇨가 보급되는 상시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밖에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공공적 성격의 축산분뇨 전문 자원화 연구기관을 설립, 자원화 문제점과 해결 방안, 농가의 노력,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정부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파급하는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세 축산농가의 자원화 노력을 보상해주기 위해 농협 등지의 공공분야에서 퇴비수매제를 확대하고 수매금도 올려야 하며, 액비의 질적 우수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치단체에서는 바이러스균 등 발효에 유익한 균의 확대 보급 정책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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