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소규모학교 어떻게 살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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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위기 소규모학교 어떻게 살려야 하나?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04.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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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소규모 학교가 살아야 지역도 살아난다 <1>

 

▲ 올해 폐교된 갈산면 광성초(사진 위)와 2009년 폐교된 갈산면 용호초 교사 전경.


1991년 신당초죽도분교를 시작으로 총 16개교 폐교
면단위 학교 대부분 교육부 통폐합 기준 60명 미만
폐교 지역은 더 이상 아이 태어날 희망 없다는 낙인
농어촌 활성화 위해 지역 구심점으로서 학교 필수


농산어촌에 있는 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고 폐교는 마을의 흉물로 자리하는 것은 홍성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일자리와 자녀 교육을 위해 젊은 세대는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농산어촌의 몰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지난 2006년부터 농산어촌 학교운영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농산어촌 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한다는 미명으로 60명 이하 학교를 우선대상으로 소규모학교통폐합을 추진한 결과 전국적으로 소규모학교통폐합이 가속화 됐다.

홍성은 도·농복합도시로 지난 1991년 서부면 신당초 죽도분교장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홍성에서는 모두 16개 학교가 통폐합됐다. 지역의 학교통폐합 현황을 살펴보면 광천읍 5개교, 서부면 3개교, 갈산면 2개교, 장곡면 2개교, 결성면 1개교, 은하면 1개교, 홍성읍 1개교, 홍북면 1개교 등의 순이다.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교육부 소규모학교통폐합 기준인 60명 미만인 관내 초·중등학교는 홍북초 55명, 금마초 49명, 장곡초 39명, 장곡초반계분교장 9명, 은하면 은하초 37명, 결성초 22명, 서부초 51명, 신당초 20명, 대정초 48명, 갈산중 51명, 결성중 15명, 서부중 44명, 금마중 20명, 광흥중 47명 등 9개 초등학교, 5개 중학교 등 모두 14개 학교다. 이중 장곡면 장곡초반계분교장과 서부면 신당초는 복식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복식수업은 한 학급에서 한명의 교사가 두 학급 이상의 학생을 가르치는 수업형태다. 복식수업 전환 대상은 2개 반 통합 시 8명 이하인 학급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홍성읍과 지난해 통폐합을 마친 광천읍, 젊은 귀농귀촌 인구가 그나마 많은 홍동면을 제외한 대부분의 면단위 학교가 60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통폐합이 가능한 상황이다.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의 학령인구 감소 및 마을의 쇠락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상황에서 지난해 취임한 충남도교육청 김지철 교육감은 강제적인 소규모학교통폐합 정책을 전면 백지화 했다. 이와 관련해 홍성교육지원청은 ‘홍성지역초·중학교통학구역및학교군·중학구조정’을 통해 읍지역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 면지역 학교로 수용한도 내에서 일방향으로 전·입학을 허용키도 했다.

 

 

 

 

 

▲ 광성초의 마지막 졸업식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학교 관계자 등의 모습.

 

 


또 지난달 26일 충남도의회 제277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가결된 ‘충청남도 작은 학교 지원 조례’는 학교의 학생 수가 줄었다고 무작정 폐교나 통폐합하기보다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한 적정규모 학교로 육성하자는 것이 핵심 골자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도내 50명 이하 공립학교에 대해 지역의 강점을 살린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교육 시설 환경 개선 및 현대화, 교육 복지 증진 및 방과 후 돌봄사업, 학생에 대한 통학편의 제공 등이다.

홍성교육지원청 행정팀 최현숙 팀장은 “도교육청 정책의 변화로 강제적인 통폐합은 지양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됐으나 아직 예산편성 등은 이뤄지지 않아 아직 각 학교에 실질적으로 지원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식수업의 경우에도 학생 수가 일정 이하로 줄어들면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이나 총동창회 등은 학교가 폐교되길 원치 않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복식수업 등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환경이 되면 인근 큰 학교로의 전학이나 통폐합 혹은 가족 모두가 도시로 떠나는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1일 갈산면 광성초와 장곡면 장곡초 오서분교가 각각 갈산초와 장곡초로 통폐합됐다. 그동안 각 학교 동창회 등은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경비와 통학비용 등을 제공하며 학교 홍보와 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인근의 큰학교로 통폐합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갈산초 나영광 교장은 올해 3월 1일자로 폐교된 광동초 교장을 역임했다. 나 교장은 “광동초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 학생과 교사가 서로 소통하고 수업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지만 사회성 형성이나 복식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려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총동창회에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수년간 많은 지원을 했지만 복식수업을 운영하는 상황에서는 학생 유치에도 어려움이 많았는데 특히 귀농귀촌자들의 전입학 문의가 상당수 있었지만 복식수업한다는 말만 꺼내면 문의가 끊어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농산어촌지역 소규모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단지 학교가 사라지고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증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폐교 지역은 그 지역에 태어날 아이가 없을 것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는 지역문화와 지역공동체 형성에 지대한 형성을 초래하고 있어 지역의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해당 지역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농어촌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구심점으로써의 소규모 학교가 필수적임을 알리고, 전북, 전남, 제주, 경기도 등의 타 지역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성공과 실패 사례 등을 통해 소규모 학교와 지역의 농어촌마을이 함께 공생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볼 계획이다. 다음 호에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을 찾아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 소규모 학교가 남은 마을과 폐교된 마을의 사례를 통해 학교와 마을이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폐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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