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만명에 예술인 1000명, 문화예술인마을 ‘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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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만명에 예술인 1000명, 문화예술인마을 ‘양평’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6.06.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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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문화예술마을조성,무엇을 담아야 하나 〈3〉

1990년대 미술가 중심으로 예술인들 작업실 하나둘씩 들어와
미술·박물관 방문하는 관광·관람객 1000만명 시대 활짝 열려
485억 원 예산 투입 남한강예술특구 조성사업 성사여부 관건
양평 남한강변 일대 ‘한강 아트로드’연계 예술의 거리로 탄생

 

▲ 양평 두물머리(兩水里)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물이 합쳐지는 곳이다. 양수리에서도 나루터를 중심으로 한 장소를 가리킨다. 두물머리를 품은 하계산과 부용산이 보인다.

경기도 양평 땅, 곳곳에는 예술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 참으로 많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과 닮았으면서도 차이점도 분명한 곳이 바로 양평이다.
헤이리 예술마을이 처음부터 예술가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반면 양평은 보다 나은 창작환경을 찾아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스스로 이주한 예술가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다. 양평이 예술가들의 선호지역이 된 이유는 서울보다 적은 비용으로 넉넉한 창작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데다 서울과 가깝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최근 중앙선 복선전철과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닿는 곳이다. 이렇듯 경기도 양평은 1990년대부터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예술인들이 작업실을 만들어 하나둘씩 들어오면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예술인마을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곳이다. 현재 인구 10만 8000여명인 양평군에 예술인들만도 1000여명이 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모여 들자 박물관이나 미술관 개장도 잇따랐다.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객만도 2011년 20만 명에서 2012년엔 36만 명으로 80%가량 늘었다는 것. 여기에 양평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용문산 관광지 119만 여명, 두물머리 세미원 179만 명, 농촌체험마을 체험관광객 186만 명 등 양평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1044만 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두물머리 세미원 관광객이 2012년 65만 명에서 약 3배 이상 늘어난 179만 명이 방문해 명실상부 제일의 관광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양평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예술특구, 양평 문화예술거리, 관광 100선 두물머리 세미원, 미술관, 곤충박물관,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몽양 여운형기념관, 친환경농업박물관, 화서이항로기념관, 물소리길, 들꽃수목원 양평 물 맑은 양평시장 팔도관광열차 운행 등 아름다운 자연과 관광지를 문화예술과 레저를 접목시켜 사람이 모여드는 관광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양평,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예술도시로
이와 관련해 양평군청 관광진흥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양평군에 소재한 개인 갤러리까지 합한다면 수십여 개의 박물관과 미술관, 화랑과 개인작업실 등이 있어 웬만한 대도시보다 문화예술시설이 풍부한 편이어서 양평을 찾는 관광객과 관람객도 1000만 명이 넘어선 상황”이라고 말하고 “양평이 대한민국 최고의 품격 높은 문화예술의 도시를 향해 성큼 내딛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문화예술 창작 활동의 중심지로 새로운 유망도시로 주목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평에서 지난 2013년 완공예정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한강 예술특구가 7년째 공사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지역의 입장에서는 이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지부진한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빨리 추진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민간 주도 방식은 좀 더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평군립미술관 이철순 관장은 “이곳 양평지역에 예술인이 늘자 학교환경도 덩달아 좋아져 폐교 위기까지 갔던 용문면 조현초등학교는 자연 친화적인 창의 교육을 앞세워 5년 사이 학생 수가 3배로 늘었다”고 설명하고 “양평군은 1990년대 이후 미술인들이 작업실을 마련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서울을 제외하고 시·군 단위에선 양평에 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산다”고 밝히고 “예총에 가입하지 않은 채 활동하는 예술인들까지 합하면 1000여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남한강 주변이 예술의 거리로 변신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가 485억 원을 들여 남한강 예술특구 사업이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발맞춰 양평군도 그동안 진행해 온 ‘한강 아트로드’ 조성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문화와 예술을 통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양평”이라고 말했다.

■남한강 예술특구 조성 여부 ‘최대 관건’
문화체육관광부가 48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13년 경기 양평군에 완공할 예정이었던 ‘남한강 예술특구(Art Village)’가 7년째 공사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제대로 진행돼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지적과 예술특구 활용을 둘러싼 의견 충돌 등으로 계획이 표류하면서 설계 변경에만 수십억 원의 세금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양평군에 따르면 문체부는 2009년부터 양평 강상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연수원 일대 약 5만㎡ 부지에 남한강 예술특구 조성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2011년도 예산에 화랑과 예술체험·숙박시설 등을 갖춘 예술특구 조성 예산 482억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예술특구 조성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사업 규모가 축소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감사원은 76억 원의 토지보상비를 포함할 경우 예술특구 사업은 총 사업비가 500억 원을 초과해 법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데도, 관련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던 것이다.
감사원은 또 예술특구의 핵심시설인 창작스튜디오가 이미 전국에 46개나 운영 중이며, 이중 20개는 예술특구 반경 60㎞ 안에 위치해 있는 점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런 점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예술특구가 완공되면 매년 45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결국 예산축소에 따른 설계변경에만 35억 원이 추가로 들어갔고, 2013년 사업 예산은 110억 원이 삭감된 372억 원으로 다시 책정되면서 착공도 연기됐던 것이다.
문체부가 새 설계내용을 토대로 2013년 12월 양평군에 건축허가를 제출하면서 예술특구 사업은 뒤늦게나마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엔 코바코 측이 토지사용을 거부하면서 허가가 유보돼 다시 암초를 만났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토지사용료를 공사기간부터 소급해 예술특구 시설을 임차한 수입으로 지급하고, 영업손실은 문체부와 산하기관 연수원 시설 대관 사용료 등으로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바코는 감사원 지적에 따른 적자를 상쇄할 객관적인 수익 발생 근거를 제시해야 토지를 임차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 문체부는 코바코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 2014년 8월 다시 양평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보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코바코연수원의 민간매각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지난 2014년 4월에 알려지면서 예술특구 사업이 민간 주도로 전향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럴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에 위치한 코바코연수원이 민간에 헐값에 매각돼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예술특구의 본래 목적보다 수익을 추구하는 시설로 변질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남한강변 예술의 거리 ‘한강 아트로드’
양평군은 남한강 일대에 ‘문화의 거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OBACO 연수원에서 양평읍내에 이르는 ‘강상 아트거리’, 읍내의 ‘양근천 길’, 양평군립미술관에서 강하면 바탕골예술관에 이르는 ‘한강 아트로드’를 두루 연계해 남한강변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술의 거리로 탄생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렇듯 양평은 남북한강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수상정원 ‘세미원’-꿈꾸는 마을 ‘황순원 문학촌’-산과들 강의 이야기가 있는 ‘물소리길’-물위를 달리는 ‘자전거길’-과거와 현재가 숨쉬는 ‘양평전통시장’-일상을 내려놓게 하는 ‘쉬자파크’-천년의 숨결이 흐르는 천년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산 용문사’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창고에 문화예술과 생태환경이라는 보물을 가득 담게 되는 곳이다.
결국 문화예술과 생태환경이 지역의 새로운 활력소가 돼 품격 높은 문화예술과 힐링의 도시로 도약하는데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양평’에 거는 또 하나의 기대다.
글=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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