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를 지켜가는 장사꾼, 제일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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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正道)를 지켜가는 장사꾼, 제일식품입니다”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2.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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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17>

제일식품 김종천 대표
자신의 매장 앞에 선 제일식품 김종천 대표.

오늘도 부장님은 제시간에 퇴근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엊그제 올린 상품 기획안 때문이리라. 휴대전화 문자가 울린다.

‘오빠, 오늘도 야근?’ ‘ㅇㅇ어쩌지?’ ‘저녁은?’ ‘아직…부장님이랑 자장면 시켜먹을 거 같아 이따 다시 문자해’ ‘밥 잘 챙겨먹어’

내가 생각한 회사 생활은 이것이 아니었다. 잦은 야근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전쟁이다.

내가 만일 부장이 된다고 한들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다른 직원들 모두 떠나고 나만 버티고 있다. 이 상황에서 부장님은 정말 괜찮을까?

나는 당당하게 부장에게 말했다.
“퇴사하겠습니다!”

제일식품 김종천(40)대표는 퇴사 후 장사에 뛰어들었다. 김대표는 아산에 있는 한 식품회사에 중간상인으로서 장사를 배웠다.

2년 반 정도를 일하면서 몸이 조금씩 아파왔다. 5년이 넘는 회사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몸으로 나타난 것이리라 생각했다. 몸이 아파 6개월 정도를 치료받으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사는 방법 또한 배웠다.  

2011년 2월, 봄이 채 찾아오기 전 홍성에 제일식품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군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충청도를 떠나 본적이 없어요.”
묵직하고 듬직한 충청도 사나이 김대표는 예산이 고향이다.

홍성이 이웃 동네로 느껴질 만큼 자주 홍성을 오갔고, 그래서 홍성에 정착했다.
제일식품은 주로 홍성, 광천, 예산 등지 식당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일을 한다.
“저희만이 가지는 식자재가 있어요. 요즈음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냉동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고 질 좋은 냉동식품을 확보, 공급하고 있죠.”

물론 좀 저렴한 식재료를 공급하면 더 많은 거래처가 늘어나겠지만 김대표는 정도(正道)를 지켜가며 장사를 하고 싶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요즘 너도 나도 다 불경기라고 하잖아요. 확실히 그런 거는 같아요. 방법이요? 뭐 열심히 일하는 것 밖에는 없죠.”

요즘 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한다.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이는 좌절한다. 손님이 없어서, 아이템이 부족해서,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서 등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들, 청년의 잘못만은 아니다. 이 사회가, 이 나라가 청년들의 고민과 마음을 넉넉하게 품어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얼마 전 방송을 탄 후 홍성오일장 호떡집에 불이 날 만큼 장사가 잘 되는 일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서울 외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호떡 하나를 먹기 위해 줄을 길게 선다.
호떡이 뭐라고.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85세 노부부의 반죽과 앙금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 사람들에게 달콤한 마음을 전하는 까닭이다.

프랑스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인생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런 삶을 시작해보세요!”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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