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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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상징
  • 취재=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1.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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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왜 어린이도서관인가? <12>
시흥시와 삼성아파트 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의 중학생 동아리 봉사 모습.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 2013년 개관 이후 변화와 발전을 거듭
다양한 주민활동, 지역사회 커뮤니티·사회적 경제 활성화 목적
작은도서관, 17명 자원봉사자 ‘곳간지기’ 아파트 동대표와 활동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마을의 거점이자 문화커뮤니티’

경기도 시흥시 시화삼성아파트 관리동 2층에 자리한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일궈낸 공동체 공간으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 곳이다. 아파트 관리동을 작은 도서관, 카페, 독서실 등으로 리모델링해 주민의 대화, 배움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시흥 시화삼성래미안 아파트 마을공동체가 바로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도서관이 아닌 주민들 스스로가 애용하고 활용하는 작은 문화 공간으로서 도서관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을 작은도서관이라 부르지만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뿐만이 아니다. 2년여 동안 방치돼 있던 아파트 관리동이 도서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그것도 주민들 스스로의 힘을 모아 관리소의 협조아래 공동체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에게도 이곳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는 곳이다.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3년 개관한 이래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처음 개관했을 당시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주민들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과 학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 또한 작은도서관으로 출발할 당시와 비교해 더욱 넓어졌다는 것이 홍은미 관장의 설명이다.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은 경기도의 ‘따복공동체’사업의 모델로 ‘따복공동체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내부 확장 공사를 해 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따복공동체’란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줄임말로, 다양한 주민활동을 독려하고 지역사회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목적을 둔 경기도의 추진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즉,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이 ‘따복공동체지원센터’의 공간조성 지원을 받아 성공적 성과를 거둔 첫 사례로 꼽히고 있다.

 

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참새방앗간,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 이용
경기도 시흥은 시화산업단지가 생겨나면서 배후도시로 조성돼 주민들의 토착의식이 부족했던 곳이다. 이때 주민들은 아파트 관리동의 사무실에 입주민들을 위한 도서관인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아이의 육아와 돌봄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활동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엄마들을 ‘곳간지기’라고 부르는데, 이곳이 집과 같은 곳이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곳간지기가 생기고부터 엄마들은 아이들한테 무엇을 좀 더 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고, 외부 강사를 들이는 게 아니라 마을주민들 스스로가 본인의 능력으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게 되면서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는 물론 수익창출도 이루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전한다. 물론 아이들은 본인의 엄마가 선생님이라는 자부심도 느끼는 다양한 성과가 생겨나는 결과로 나타났던 것이다.

시흥 삼성아파트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의 곳간지기로 총무를 맡아왔던 홍은미 관장은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3년 7월 13일 개관했으며, 작은도서관 곳간은 17명의 엄마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곳간지기’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파트 동대표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도서관이 생기면서 기존에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젊은 엄마들이 많아져 아이들 키우기에 좋아졌으며, 도서관은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참새방앗간 이름과 아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한 “1~3차 공사를 통해 벽을 없애고 대표자회의실까지 내줘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현재의 공간이 됐다”며 “도서관은 관장과 총무, 도서관리, 전산입력, 행사팀 등으로 구성돼 각 팀의 팀장들이 협조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공적인 지원은 언젠가 없어질 테니 우리 스스로 역량을 키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엄마들이 여러 자격증을 따게 됐고 실제로 몇 명은 학교에서 방과 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 현판.



■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 아파트에 변화 일어
사실 아파트는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불가피한 주거형태다. 좁은 부지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미덕과 공동체를 해치는 주범으로 지적되는 것 또한 아파트다. 이런 가운데 정과 신뢰의 따뜻한 공동체를 일궈낸 곳이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시화삼성아파트’다. 시화삼성아파트는 지난 1996년 완공된 아파트로 여느 아파트가 그렇듯 삼성아파트 또한 오랜 세월이 흐르자 누수를 비롯해 여러 가지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어진 지 20년이 다가오는 만큼 주민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하자보수비용을 둘러싸고 주민자치단체들조차 서로 반목하기 일쑤였다.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입주자대표회 회장과 아파트관리소 소장이 사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기회가 생겼고, 우선 입주자대표회의에 부녀회원들을 참석시켰다.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가자는 취지였다. 모르던 이웃을 알고 나니 서로가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내친김에 노래자랑 행사를 추진했다. 주민화합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외부업체를 쓰지 않고 동대표와 부녀회원, 관리소 직원들이 모든 행사 준비를 도맡았다. 행사 당일 부녀회원들이 직접 떡을 빚고 전을 부치고 과일을 깎고 술을 나르는 가운데 아파트 중앙광장에 주민들이 대거 모여서 2012년에 열린 ‘삼성래미안 노래자랑 시즌1’은 화합과 정이 흐르는 아파트로 달라지는 전환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노래자랑 행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그동안 비어있던 관리소 건물 2층의 빈 공간을 활용할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동대표 회장과 아파트 관리소장은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이때 내린 결론이 ‘작은 도서관’이었다. 어떤 도서관을 만들고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논의가 오랜 시간, 폭넓게 이어지면서 험난하고 지루한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는 설명이다.
 

참새방앗간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활동사진.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의 거점이자 문화커뮤니티로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내부시설을 갖추고 꾸려가는 일들 전부를 주민들이 손수 맡아하기로 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처럼 주민들 모두가 늘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의미로 이름을 ‘참새방앗간’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 참여 속에 2013년 드디어 참새방앗간이 문을 열었고, 주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진 덕에 5000여 권의 장서를 갖출 수 있었다. 또한 우쿨렐레, 뜨개질, 전산회계, 중국어, 어린이 벨리댄스와 창의요리 등 다양한 문화강좌도 마련했다. 참새방앗간 전반의 관리와 살림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주민들로 이뤄진 운영위원회가 맡았는데 이들에겐 ‘곳간지기’란 이름을 붙였다. 문화강좌 또한 대부분의 주민들 중에서 실력자들이 재능기부로 스스로 참여했다.

이렇게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으로 인해 아파트에는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러, 강좌에 참여하러 혹은 아이에 이끌려 방문한 사람들이 얘기하고, 소통하고,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뜻 맞는 이들은 동아리를 만들었고, 아나바다 장터와 영화상영 행사에는 사람들이 들끓었다. 명절이면 함께 음식을 만들어 아파트 노인들에게 대접하고 어르신들을 모아 효도여행도 보내드렸다. 주말농장 체험, 역사바로알기 견학 등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풍성하게 열렸다. 노래자랑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졌고, 참가자들이 줄을 서면서 아파트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입주자대표회와 부녀회, 노인회, 도서관 운영위원들이 발 벗고 나서고 주민들이 호응하면서 삭막했던 아파트 분위기가 점차 달라졌던 것이다.

사실 아파트 차원에서 이렇게 주민들끼리 친밀한 공동체를 이루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많은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다양한 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특징에서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와 같이 더 많은 ‘따복공동체’를 만들고 돕기 위해, 경기도와 따복공동체지원센터의 노력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시간을 할애해 참새방앗간 작은도서관에 관련된 자세한 설명을 해준 홍은미 관장의 정성에 보답키 위해 작은도서관에 홍주신문 무료구독을 작은 선물로 전하기로 했다. 아이의 육아와 돌봄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공동체는 삭막한 개인을 지우고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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