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에 네모꼴로 조성, 읍성가치 높은 울주 언양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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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에 네모꼴로 조성, 읍성가치 높은 울주 언양읍성
  •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9.09.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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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콘텐츠가 미래의 답이다<14>
언양읍성 남문인 영화루는 지난 2013년 복원 됐다.

울주 언양읍성의 평면구조는 방형에 가까우며 전체 둘레는 1726m
축조방식, 성벽 보호와 병사가 성벽 오르내리기 쉽게 하기 위한 것
읍성의 남·북벽 일대는 시가지로 개발돼 성벽 민가의 축담으로 사용
문화유적과 관광자원 연계방안 모색해 읍성의 활용률을 극대화 계획


울주 언양읍성 복원사업이 옛 언양초등학교 부지 매입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울산 울주군은 학교 철거 이후 관아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에 언양읍성 복원의 핵심인 관아 재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주군은 다음 달 10월 중으로 옛 언양초등학교 건물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울주군은 옛 언양초등학교 철거를 위해 최근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군은 철거공사 업체를 선정하고 빠르면 내달 초순께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거 공사 기간은 3개월가량으로, 연내에 철거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철거가 완료되면 내년 1월부터 학교 운동장 일원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한다. 시굴조사는 옛 관아지 위치 확인을 위해 진행되는데,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태로 전해진다. 유물·유구 등이 확인되면 면적을 산정해 정밀 발굴조사에 들어간다. 내년도 언양읍성 복원 사업비는 총 48억 원으로 예상된다. 발굴 조사비용 14억3700만원, 부지 매입비용 33억6300만 원 등이다. 읍성 내 다목적 잔디광장 부지 1필지와 동쪽 성벽 부지 5필지 등 총 6필지를 매입한다. 이는 올해 200억 원에 달했던 예산보다 대폭 줄어든 액수지만 예년보다는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올해 옛 언양초등학교 부지 매입을 앞두고 문화재청의 예산 부담을 감안해 3대3대3 비율로 국·시·군비를 편성했지만 내년부터는 종전대로 국비 70%, 시·군비 각각 15%의 비율로 환원된다고 밝혔다.

울주군은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관아의 위치를 최종 확인한 뒤 복원 사업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의 복원 의지가 강한 만큼 예산 지원 등 원활한 사업의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읍성 내 사유지가 많아 예산 확보에 시간이 걸리지만 문화재청과 협의해 꾸준히 예산을 확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주군은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 재수립 용역도 진행한다. 지난 2012년 수립했던 용역이 시일이 지나 현실과 괴리가 큰 만큼 변화된 여건을 반영한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수행한다. 내년 중 용역을 완료해 2021년부터 10개년 사업추진계획을 재수립할 예정이다.

■ 언양읍성의 평면구조 방형에 가까워
언양읍성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동부리와 서부리 일원에 있는 조선시대 언양현의 읍성이다. ‘여지도서(輿地圖書, 1757~1765) 언양현조에 의하면 1390년(공양왕 2)에 처음으로 둘레 1417척(1500m), 높이 8척(6.3m)의 토성을 쌓았는데 군창(軍倉)과 연못 4곳, 우물 2곳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500년(연산군 6)에 당시 현감이었던 이담룡(李聃龍)이 석성(石城)으로 고쳐 쌓으면서 둘레 3064척, 높이 13척, 여첩(女堞, 또는 여장(女牆); 성 위에 낮게 쌓은 담) 834첩, 우물 4개 규모로 넓혀 쌓았다. 읍성 내 동쪽에는 동헌이, 서쪽에는 객사(客舍)가 있었으며 각종 관아 시설이 있었다. 1411년(태종 11) 언양객사가 불에 타 수리했다. ‘언양읍지(彦陽邑誌)’에는 객사가 동헌(東軒)의 서쪽에 있고, 중대청(中大廳) 9칸, 동상헌(東上軒) 8칸, 문 3칸의 합계 28칸 규모로 기록돼 있다. 1698년(숙종 24)에 현감 김헌조(金憲祖)가 객사를 중수한 기록이 있다. 또 1490년(성종 21) 6월 7일에 관아가 불에 탔으며, 1549년(명종 4)에 관사를 신축했다. 사방에 문이 설치됐는데 동문은 ‘망월루(望月樓)’, 서문은 ‘애일루(愛日樓)’, 남문은 ‘영화루(映花樓)’, 북문은 ‘계건문(啓乾門)’이라 했다.

울주 언양읍성(蔚州彦陽邑城)의 평면 구조는 방형(方形)에 가까우며 전체 둘레는 약 1726m이다. 각 성문에는 성문을 둥글게 감싸는 성벽인 옹성(壅城)이 설치됐고, 각 옹성 좌우와 4곳의 성벽 모퉁이에는 사각형의 치성(雉城)이 배치돼 모두 12개의 치성이 설치돼 있었다. 북쪽 성벽 발굴 조사에서 성벽 바깥 6~7m 지점에서 너비 약 5m, 깊이 170㎝ 정도 규모의 해자가 확인됐다. 해자 안에서는 뾰족하게 깎은 목익(木杙; 적을 방어하기 위해 집이나 성 주위에 둘러 세우던 끝이 뾰족한 나무 울타리)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벽의 내벽은 외벽으로부터 5~6m 안쪽에서 확인됐는데, 내벽 바깥쪽 2~2.5m 정도까지는 성벽 상부로부터 흙으로 덮어 안쪽으로 경사지게 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구조는 내벽이 수직상으로 축조된 것을 제외하고는 석축 성벽의 안쪽으로 계단식으로 뒷채움하고 상부를 흙으로 경사지게 덮었다. 이러한 축조 방식은 성벽을 보호하고 유사시 병사가 성벽으로 오르내리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언양읍성 남문(영화루)은 지난 2013년 8월 완공됐다. 남문 복원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성문은 통로상부가 트인 개거식으로 설치하고, 문루는 전면 3칸, 측면 2칸, 2층 규모로 복원됐다. 누각건물은 이익공의 팔작지붕을 얹은 형식이며 규모는 78.93㎡다. 체성은 52.52m 길이로 외면은 석축으로, 성 내부는 경사지게 흙으로 내탁한 편축식 구조로 복원된다. 옹성(42.1m) 복원은 내·외면 모두 협축을 쌓고 상부에 여장(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성 위에 낮게 덧쌓은 담)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언양읍성의 활용률을 극대화한다
울주 언양읍성 안에는 옛 언양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읍성의 남벽과 북벽 일대는 시가지로 개발돼 성벽이 민가의 축담으로 사용됐다. 나머지 성내 대부분 지역은 논과 미나리 밭으로 이용됐다. 현재는 북문지와 사적에서 제외됐던 남문지 주변이 사적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남문지를 중심으로 건물지 매입과 철거,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발굴 조사 이후 북문지와 주변 서쪽 성벽이 정비됐고, 남문 옹성과 문루인 영화루가 복원됐다.

울주 언양읍성은 고려시대 토축 읍성을 조선시대에 와서 석축 읍성으로 개축한 사례로서 현 읍성 자리가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시대에도 언양현의 중심지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경주읍성이나 남원읍성 등과 함께 보기 드문 평지의 방형 읍성으로 잔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울주군은 올해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해 내년 3월 완료할 계획이다. 지지부진한 국비 확보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던 군은 최근 언양읍성 복원을 둘러싼 문화재청의 달라진 기류를 확인하고 현실에 맞는 연차별 사업계획을 새로 작성해 복원에 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울주군은 첫 계획 수립 이후 7년이 지난 만큼 옛 정비계획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변화된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울주군은 지난 2012년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매입·발굴·정비에 착수했다. 하지만 총 사업비 1652억 원 중 70%에 달하는 국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사업의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한때 사업이 마무리되려면 100년이 걸릴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울주군은 정비계획을 재수립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최근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 등은 평지에 네모꼴로 만들어진 언양읍성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복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차별 지원 규모로는 최대인 68억여 원의 국비가 올해 책정되는 등 향후 국비 확보 전망도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용역의 초점은 토지 확보를 위한 지가 상승분 반영에 맞춰진다. 추가 사업비를 정확히 파악해 연차별 투자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또 공원지역으로 남아있는 성내 일부 공간에 대한 문화재보호구역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지정도 추진한다.

울주군은 용역을 통해 언양읍성이 가지는 의미에 부합하는 시설을 구상하고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인근 문화유적과 관광자원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해 언양읍성의 활용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을 정확히 산출한 뒤 문화재청과 예산 지원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계획이 구체화되면 투자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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