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잘사는 마을보다 행복한 동네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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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잘사는 마을보다 행복한 동네를 만들자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09.10.12 11: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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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우 편집국장의 홍성비전 희망수첩]

▲ 인구 1만2000여명의 유후인은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독특한 마을만들기에 성공했다.

일본의 마을 만들기 현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취재였다. 지역공동체의 발전전략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 내생적(內生的) 발전을 이루고 있는 공통점은 특히 주목되는 사례다.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독특한 마을 만들기에 성공한 일본의 사례들이 기억에 남는 이유다. 홍성도 마을공동체의 발전전략을 통해 살기 좋은 마을, 사계절 관광객이 찾아오는 마을을 만들 수는 없을까.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는 마을이 많다. 우리는 홍동에서 이뤄지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성공사례와 정신, 구항 거북이 마을의 발전적 도전에서 장점과 성공요인을 찾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도전을 홍성의 전체마을로 확산시킨다면 충남도청 소재지로의 독특한 브랜드를 접목시켜 전국에서 주목하는 희망과 행복가득한 마을 만들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홍성의 역사․인물․문화유산을 접목한다면 홍성의 농촌이 농촌주민의 주거공간으로써, 그리고 도시인의 여가․휴양공간으로 다양한 서비스산업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뢰받는 친환경농업, 찾아오는 농촌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강력한 주민들의 의지와 결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가소득도 올리는 전략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농촌과 농업인에게 희망과 자립의지를 확산시켜 농업 경쟁력도 높이면서 도시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우선이다. 특히 친환경 녹색성장과 관광, 레저 등 농촌의 발전가능성은 물론 농업인을 농업․농촌의 발전주체로 육성하는 홍성만의 독특한 브랜드전략이 필수적이다. 

홍성의 발전전략, 일본에서 한수 배우자

일본 큐슈지방의 한 작은 농촌마을인 '유후인'은 우리가 모델로 삼아야 할 성공한 도시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아름다운 전원풍경과 전통적인 농촌을 지켜내며 청정이미지를 구축해 지역활성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도자들은 마을공동체에 엄청난 시련이 닥치자 유럽에 연수를 다녀온 뒤 지역의 특성을 살린 휴양지 가꾸기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시골의 고향마을을 떠나면 으레 성공하여 금의환향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유후인의 사람들은 그런 관념과는 정반대다. 마을에서 태어나 공부를 하거나 사회의 경험을 위해 마을을 떠났던 사람들이 20~30년의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마을로 돌아와 마을의 부흥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고향을 떠나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한 것을 바탕으로 마을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의해 1만2000여명의 작은 도시를 찾는 관광객은 1960년대 중반 7만 여명에서 지금은 420여만 명으로 증가했고, 연간 1800억원 이상의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유후인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주민들의 애향운동과 물, 그리고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부한 물과 온천을 놓고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구상되고, 이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찬반으로 분열되었던 것이 1950년대 이후 유후인의 모습이었다. 독일의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가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으로 시작된 경우와 같이 개발과 보전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 속에서 마을의 전통과 자연을 지켜낸 곳이 유후인이다. 일본 제일의 마을 관광지로 추진한 동력은 대안을 생각하는 민간운동이었고, 잠시 고향을 떠났던 인재들이 귀향을 했으며, 일본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로 자리매김했다. 유후인의 민간지도자들은 당시 일본 전역을 휩쓰는 메가프로젝트 개발방식을 따라가지 않았다. 일등을 하기 위한 단거리 경쟁을 포기하고, 유후인만이 가진 특성을 살리는 장거리 마라톤을 한 것이다. 고향출신의 인재를 불러 들였고, 그 젊은이들을 독일의 온천휴양지 바덴바덴 등으로 시찰을 보내 체류 휴양지로 발전시키는 것을 배우게 했다. 1975년 큐슈 대지진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주민들은 환락형 관광지가 아닌 문화와 농촌풍경이 어우러진 휴양형 관광지의 기조를 지키면서 품격과 정감이 있는 마을로 가꾸었던 것이다. 

유후인은 1000미터가 넘는 고산준령에 둘러싸인 600미터 고지의 산악분지에 위치하고 있다. 화산섬 나라인 일본 어디를 가나 높은 산, 울창한 숲, 온천과 강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유후인은 일본의 여느 곳과 비교해서 그 경치가 뛰어나지 않은 편이다. 온천이 있다는 것뿐 우리나라 강원도나 경상도의 산악지방 마을과 비교해도 빼어난 경치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인이 아마 유후인 마을을 보고 느끼는 것은 옛 모습과 정취를 잘 간직하고 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현대식 관광호텔도 보이지 않고 위압적인 건물도 없다. 마을 중심지는 옛 골목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이 길을 따라 가게가 아기자기하게 줄지어 있다. 마을 중심지에서 조그만 걸어 나가면 논밭과 개울이 보이는 본래의 시골 풍경이 오히려 더 정겹다. 강과 개천엔 맑은 물이 흐르고 나무와 잡초로 덮여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는 일본식 여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한 눈에 보아도 고급스러워 하루 밤 묵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서민 관광객은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숙박료가 비싸다. 하지만 유후인을 찾은 관광객들은 하루 밤만 묵는 것이 아니라 3~4일씩 묵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또 유후인을 한 번 찾은 관광객들이 또 다시 정기적으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마을에서는 관광객을 맞이하는 주민들의 서비스정신이 사람들을 흡인하는 마력이 있을 정도로 철저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일부 관광지에서처럼 한 번 보면 다시는 안볼 것처럼 바가지요금 등 불친절하거나 서비스에 소홀한 경우가 없다는 실증인 셈이다. 

유후인은 '정감 있는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여 고도를 제한하고 본래의 마을 모습을 간직했다. 관광객에게는 유후인에서 생산되는 쌀, 야채, 쇠고기로 요리를 만들어 제공했다. 주민들은 극장 없는 '유후인 영화제'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유후인 음악제󰡑 등을 시작했다. 기차 역사를 개조하여 갤러리도 만들었다. 이후 일본인의 관광취향이 단체여행에서 가족 및 커플 여행으로 바뀌면서 유후인은 농촌관광의 성공사례를 입증하게 된 것이다. 

결국 유후인의 성공 비결은 고향의 인재들이 돌아와 주민 모두가 함께 단합하여 마을을 지켜냈다. 또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과정에서 훌륭한 관광지가 되고 사람들이 찾고 머무는 명소가 된다는 사실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홍성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데 있어 교훈을 주는 사례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성에서 나고 자란 홍성의 인재를 불러들이자

앞으로 홍성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나 충남도, 군의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적 자립정신으로 스스로 발전의 주체가 되는 자율적 책임경영과 자립의지가 중요하다. 주민들 스스로 농촌의 전통문화, 생태 보전 및 소득화를 통해 복지농촌을 만들어 가는 제2의 새마을운동의 실천, 다시 말해 녹색의식 생활화운동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농촌인 홍성의 농업인들도 소비자의 기호와 수요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향토 문화자원과 전통식품 등 농촌의 잠재적 소득원을 발굴, 소득화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농촌현실은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기에는 주민들이나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의 역량만으로는 사실 부족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농촌인 홍성을 살리는 제 1의 첩경은 홍성출신의 인재를 불러 모으는 것이다.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홍성출신의 인재들이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 유후인 마을이 주목되는 이유 중 하나가 그곳에서 나고 자란 청장년 인재들이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고향으로 돌아와 실천한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홍성에서 나고 자란 인재들이 학업과 사회생활을 위해 도시로 떠나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한 후에 다시 고향인 홍성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인재뿐만 아니라 기업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경험을 재투자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농촌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 인재의 머리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삶까지 빌려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향출신 인재들의 정착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재란 머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나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잠재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단지 컨설팅 정도로 인재를 쓰려 해서는 미래지향적인 설계가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지역에 정착해서 자신들의 미래와 후손을 위해서 살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미래까지 내다보는 구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력과 역량 있는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인재를 영입하는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좋은 인재들을 얻을 것이다. 그 결과는 홍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다양한 계층의 인재가 합류한다면 농촌인 홍성의 미래는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기 때문이다. 홍성을 무작정 잘사는 마을보다는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정이 넘치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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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호 2022-09-29 09:31:46
열심히 화이팅 하세요 헤버굿데이ㅣ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