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 속에 바지락과 주꾸미의 마을
상태바
'순수함' 속에 바지락과 주꾸미의 마을
  • 박수환 기자
  • 승인 2010.01.18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 서부면 어사리



어사리는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에 있는 마을이다. 서부면에서 남당리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으며 앞에 천수만이 있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본래 결성군 하서면의 지역으로써 모래밭에 있으므로 어사라 하는데, 1914년 행정 구역 폐합에 따라 염리, 중리 송천리, 소점동을 병합하여 서부면에 편입되었다. 자연마을로는 구렁목, 염리, 불당골 등이 있다. 구렁목은 구렁목 고개 밑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염리는 예전에 앞 바닷가에서 소금을 구웠다 하여 붙은 이름이고 불당골은 불당이 있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홍성읍에서 안면도 방면으로 가다 상촌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한 뒤 40번 국도를 타고 남당리로 들어가다 보면 남당리 바로 전에 있는 마을이 어사리다. 어사리는 송촌마을과 어사마을로 이뤄져 있다.

▲ 송촌마을 전경.

두 그루의 고목나무가 지켜주는 송촌마을

송촌마을은 52가구 약 130여명이 농업을 주로 하는 시골마을이다. 주민들 중 일부는 굴단지 및 바지락을 캐며 어업도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송촌마을은 다른 마을보다 길이가 긴 마을로 면사무소에서 언덕을 지나고서부터 전에 액젓공장이 있던 자리까지 세로로 긴 마을형태를 하고 있으며 자연마을인 새약골과 산중말, 중말로 이뤄져있다. 송촌마을회관에서 위쪽으로 200여미터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두 그루의 고목나무가 서있다. 앞뒤로 위치하고 있으며 모양 또한 기괴한 고목나무는 전엔 마을을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굿이나 제사를 지낼 때는 두 그루의 나무를 오색끈으로 연결해 서낭당처럼 신성시했지만 요즘은 간간히 기도를 드리는 사람과 신성하게 여기기만 할 뿐 특별히 제사를 지내지는 않는다고 한다.

마을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송촌마을 김용산(62) 이장은 "농사만 가지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 몇 몇 가구는 특수작물로 수박을 재배해 그나마 생계유지를 하고 있지만 다른 주민들은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 또한 경지정리나 배수로 문제도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아 두 배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또한 김 이장은 올해 경로당과 마을회관 활성화가 목표라고 한다. 은하면에서 들어오는 삼거리에 위치한 경로당은 할아버지들의 전용 경로당이 됐고, 마을회관은 할머니 경로당이 됐지만 많은 이용은 없다고 한다. 김 이장은 󰡒남자와 여자가 다른 공간을 이용하다 보니 단합은 잘돼도 내세울 것이 없다. 경로당은 마을회관을 신축하기 전부터 애용하기 시작해 아직도 주민들이 많이 애용한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이용은 없고 할아버지들만 이용하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다. 할머니들은 마을회관을 이용하지만 회관을 이용할 때 드는 전기세 및 난방비 등 지원이 어려워 설 이후에 개방을 해 활용할 예정󰡓이라며 󰡒올해엔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합쳐 주민모두가 한 군데서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내세울만한 유적도 역사도 없지만 소박하고 순수하게 살아가고 있는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두 그루는 고목나무. 송촌마을 사람들은 이웃에게 서로 의지하고 고목나무에 기도를 하며 하루하루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 어사마을 전경.


'바지락과 주꾸미'의 어사마을

어사마을은 약 130가구가 모여서 부락을 이루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정확한 인원을 세기는 어렵지만 310여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주민모두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 중 60%는 농업과 축산업도 병행하고 있다. 주민들 중 40%는 수산업만 해 생계를 꾸려 나간다고 한다. 어사리는 삼국시대 즉 약 1400여년전 신라 및 고려를 거쳐 조선 초기까지 결성현에 속했고, 고종 32년에 결성현 하서면으로 편입했다. 어사마을은 늘 모래가 많다고 해 어사란 지명이 붙여졌다. 배가 들어오는 어사항은 대륙붕이 발달해 있고 토질 등 철저한 어장관리로 어사리 특유의 바지락과 굴, 주꾸미 등 맛을 낸다고 한다. 어사마을의 바지락과 굴은 전국적으로 명품이라는 트레이드마크를 가지고 작년부터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어사마을은 지난 2007년 6월 28일부터 어사의 날을 지정해 마을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어사의 날은 경로효친사상과 어사리의 발전을 위해 출향인과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을 갖고자 지정하게 됐고, 현재 매년 5월 셋째주 토요일에 행사를 연다고 한다.

홍성의 특산품인 한우, 바지락, 대하, 굴, 새우젓 중 새우젓을 뺀 나머지 모든 특산품이 모두 있다고 한다. 어사마을 고상한 이장은 󰡒이장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정년퇴직 후 고향이 그리워 내려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다가 이장직을 맡게 됐다. 특산물이 모여 있는 마을이지만 판매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판로가 확실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남당리에 조성될 해양수상복합단지를 작게나마 어사리에도 만들어 떳떳하게 장사를 할 수 있게 하고 인터넷판매나 택배운송 등 정보화시대에 맞춰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중간에 운송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신선한 해산물을 싼값에 팔 수 있도록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하면서 관광특구로 개발한다면 군의 이미지나 관광수입 등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산물을 파는 파라솔촌은 오는 2월 5일까지 철거명령이 내려져 상가주민들은 얼굴가득 근심이 가득하다.

상가주민들은 어사어촌계와 어사상인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9월에 발족된 어사상인회는 현재 업소30개가 가입돼 있다. 어사상인회 김선태(52) 회장은 "계고문이 발송 된 이후 모두 불안감에 떨고 있다. 오는 5일까지 건물을 철거하란 공고를 받은 상태에서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따뜻해 질 때까지 철거명령을 연기 할 수 있도록 협의해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17년 넘게 터전을 잡고 파라솔촌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당장 생계는 어떻게 할 것이며 상인들과 정을 쌓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다"며 "상가주민들과 찾아오는 관광객들까지 생각해서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사어촌계 김옥태 계장은 "이왕 철거를 해야 되는 상황이면 빨리 공사를 진행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철거가 된다면 합법적인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빨리 조성돼야 한다. 가장먼저 해결돼야 할 사항은 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면적이 넓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파라솔촌 뒤로 땅을 메워 부지를 확보해야 다른 사업을 추진하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계장은 "30여명이 넘는 주민들 중 어느 한명이라도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사마을은 작년 4월 어사마을만의 󰡐바지락․주꾸미 축제󰡑를 첫 번째로 개최했다. 처음 개최하는 행사라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해마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단합된 의견이다. 하루속히 문제를 해결해 올해도 어김없이 어사리 특유의 바지락과 주꾸미의 맛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