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활력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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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활력 '사람'만이 희망이다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0.03.09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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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홍성정기시장(홍성전통재래시장) 4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풍경과 발걸음을 직접 내딛어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나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어쩌면 현재의 소중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통해 우리네 이웃의 소중한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 <편집자 주>


홍성정기시장(전통재래시장)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아무리 두루 돌아다녀도 시장의 활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일장(1, 6일)이 서는 날도 마찬가지다. 설이나 정월대보름 대목장이 서는 날을 빼고는 사람의 발길은 뜸하고 상인들은 언제나 울상이다. "장사가 안돼. 에이, 장사를 그만두든지 해야지, 원"이라고 말하는 상인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어디서 왔는지 강아지 한 마리만 꼬리를 흔든다.

홍성정기시장을 다시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흥정이 오가는 시끌벅적한 장터로 되돌려놓을 수는 정녕 없는가. 한 달간 이 문제를 가지고 시장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 시장의 문제는 홍주쇼핑타운, 상가조직의 사분오열 문제 그리고 현대화사업 방향성, 중소마트 그리고 대형마트와의 경쟁 등이다. 이 문제들이 시장의 활력을 무력화시키는 주요한 문제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 문제보다 더 본질적이고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할 문제는 바로 󰡐사람󰡑에 대한 문제이다. 사람이 시장을 찾고 사람이 시장을 외면한다. 시장을 만든 것도 사람이고, 시장에서 골목 슈퍼마켓으로, 중소마트로, 대형마트로 이끄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이 이 모든 문제원인의 중심에 있다면 또 모든 문제해결의 실마리도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의 활력은 사람만이 희망이다.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일 수도 있고 가장 어렵게 다가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에 의해 모든 일이 이뤄지고 모든 제도가 만들어지고 모든 것들이 헛된 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 사람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분석하는 일. 특히 요즘 사람들의 생각과 기호, 취향과 생활습관 등등을 연구하고 살펴보는 일이야말로 시장이 활기 있게 사는 길이 아닌가. 더 나아가 지역경제의 흐름을 올바르게 짚어내고 지역상권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

홍성정기시장의 희망을 사람들에게서 찾아본다. 홍성정기시장 김창수 상가번영회장과 번영회 회원들, 김재호 홍주쇼핑타운 상인조합장과 조합원들, 홍성오일장 최춘일 상우회장과 노점상인들, 원홍주등 육군상무사 한상인 접장과 상무사 상조회원들, 시장 현대화사업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고 있는 홍성군 관계자와 홍성군의회 의원들, 뻥튀기 장사 아저씨, 채소전 아줌마, 마늘전 아저씨, 생선전 아줌마, 국밥집 할머니 등, 그리고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홍성대교리석불입상>에 치성을 올리며 장사 잘 되게 해달라고 축원하는 홍성읍 대교4리 모든 상인들이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는 희망이다. 여기에 아직도 장날이면 "시장에 가야지. 무얼 얼마나 사지" 고민하며 시장을 찾는 홍성군민 전체가 홍성정기시장의 희망이라 여겨진다.

홍성정기시장의 여러 가지 난제들. 주요한 문제들로는 홍주쇼핑타운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것인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시장은 존속될 수 있는가, 있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장사를 위해서 점포 상인들과 노점 상인들은 계속 갈등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상생 화합의 길을 도모할 것인가. 홍성군의 시장 현대화사업의 방향성은 과연 문제가 없는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시장이 홍성정기시장과 홍성상설시장으로 양분되면서 침체된 상권이 더욱 어렵다고 전망하는데 두 시장의 통합은 사실 어려운 문제인가, 그리고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과연 얼마 만큼인가. <2010년 홍성내포축제>가 홍성정기시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장터에서 펼쳐질 축제가 시장에 얼마만큼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시장 활성화에 불씨가 돼 활활 타오를 수 있을까 등. 난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리고 이들 문제의 원인도 사람이고, 이들 문제의 해결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만이 모여 일을 만들고 일을 해결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배제시키고 찬성하는 사람들만을 모아 일을 도모한다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열린 마음으로 모든 사람들이 모여 홍성정기시장의 문제들을 천천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모든 상인들과 관련 기관단체, 군민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 활성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전체의 의견을 하나로 묶어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전의 시장의 모습,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흥청망청했던 시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홍성사람들의 슬기로움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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