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폭포, 멀리서 돌을 던져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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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폭포, 멀리서 돌을 던져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
  • 유태헌(홍주신문 서울본부장, 홍성고 20회)
  • 승인 2011.01.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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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 유태헌의 전국 100대 명산 산행기 설악산

 

설악산


백두대간 소백산구간 종주 때, 추위와 칼바람에 동상을 입어서 15~16일 1박 2일로 예정한 설악산 산행을 취소했는데, 일부 회원들이 토요일 당일 흘림골, 주전골 안내를 부탁해 동상도 거의 완쾌 되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나갔다. 올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는데 오늘도 눈이 내린다. 설악산은 서울근교의 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오른 산이다.

설악산(雪嶽山, 1707.9m)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등 4개시, 군에 걸쳐 있다.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예로부터 설산(雪山), 설봉산(雪峰山), 설화산(雪華山)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고, 금강산(1638m)을 서리뫼(霜嶽)라고 한 것과 관련해 우리말로 설뫼(雪嶽)라고도 하였다.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으며, 북쪽으로는 향로봉, 금강산, 남쪽으로는 점봉산, 오대산과 마주한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 그리고 남설악으로 구분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로 동해 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 오색지구를 남설악이라 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비선대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폭포와, 백담사, 봉정암, 오세암등의 사찰과 용아장성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난 곳이 많다. 한편 남설악은 한계령을 중심으로 흘릴골, 주전골, 오색지구, 점봉산, 가리봉, 주걱봉등 산세가 수려하다. 또한 설악산은 겨울에 더욱 아름다운 산이다.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대청을 올라 천불동 계곡이나 공륭능선을 넘어 대승령, 비선대를 거쳐 설악동으로 하산한다.

설악산은 겨울 산행과 겨울 바다의 운치와 함께 상쾌한 온천을 한꺼번에 줄길 수 있는 1석3조의 명소로 꼽힌다. 특히 척산온천, 설악워터피아, 오색온천이 있어 산행 후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척산온천은 외설악의 초입인 설악동에서 불과 2km 거리. 환화리조트의 워터피아는 파도풀장, 야외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오색온천은 점봉산 오색약수에서 한계령 쪽 온정골에 있다. 1석 3조의 산행을 위하여 출발한 버스는 한계령 에서 잠시 머문다. 한계령 정상에서 내려다본 남설악의 풍광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의 중심으로 향하는 양양과 인제를 가르는 한계령(1004m), 한계령에서 오색지구를 굽이굽이 돌고 돌아 내려가는 44번 국도는 남설악의 웅장한 경관이 장관이다. 한계령 휴게소의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눈에 들어오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칠형제봉이고, 그 뒤로 만물상이 있다. 그 사이에 있는 계곡이 흘림골이다. 흘림골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설악산 비로봉


흘림골 입구에서 하차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다보니 7형제봉의 위용이 당당하다. 수마가 할퀴고 간 계곡 여기저기에 집채만한 바위와 고목들이 쓰러져 있다. 흘림골은 자연 휴식년제로 지난 1985년부터 근20년 동안 출입을 통제하다, 2004년 오색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개방을 하였는데, 2006년 시간당 120mm의 태풍 매미의 위력에 피해를 입어 다시 통행을 금지하고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가 2008년 개방되었다. 어느 정도 복구는 되었지만, 아직도 흘림골의 등선폭포, 십이폭포 일대에는 그 아름답던 소(沼)는 복원이 불가능한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여심폭포의 신비로움과 신선이 올랐다는 등선대(1004m), 등선폭포, 십이폭포 등 남설악 최고의 절경을 간직한 구간으로 폭포와 기암괴석, 소(昭) 등 비경으로 이어져 있다. 특히 등선대 전망대에서 귀때기청봉(1578m), 소청봉(1550m), 중청봉(1676m), 대청봉(1708m), 점봉산(1424m)등 설악산의 대 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가을에는 기암괴석과 단풍이 조화를 이루어 탄성을 자아낸다. 겨울산행 역시 하얀 눈 덮인 기암괴석과 그 위에 꿋꿋하게 버티고 서있는 소나무에 아름다움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산행을 시작 한지 30여분 오르면 여심폭포다. 여심폭포는 20m의 작은 폭포로 규모는 작고 물줄기가 약하지만 아름다운 폭포다. 여심폭포는 마치 여인의 성기와 비슷하게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여심폭포 멀리서 돌을 던져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유래가 이어진 곳이다. 그래서 60~70년대 초까지 신혼부부가 많이 찾던 곳 이기도하다.

 

 

 

 

 


여심폭포를 지나 가파른 길을 20여분 오르면 등선대(登仙臺)다. 신선(仙)이 오른다(登)고해서 등선대라 이름이 붙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남설악 만물상의 정상에 위치해 있다. 거친 암봉의 허리를 다듬어 돌계단을 만들고 난간을 세워 전망대를 만들었다. 정상에 서면 한계령, 안산, 서북릉선, 귀때기청봉, 소청, 중청, 대청이 시야에 들어오고 남설악의 점봉산과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한계령까지 이어진다. 바로 아래에는 여심폭포와 칠형제봉이 늘어서 있다. 설악산에서도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만물상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형형각기 다른 모습의 암봉들이 마치 금강산 만물상을 방불케 솟아있다. 등선대 안부에서 7~8분 거리인 암봉 등선대를 올랐다가 내려와 십이폭포 방향으로 하산한다. 계곡길은 가파른 급경사가 많지만 나무테크 계단이라 위험하지는 않다.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자 싸온 도시락을 펼치면 금세 진수성찬이다. 홍어회 안주에 막걸리 한잔은 세상을 얻은듯하다. 사방을 둘러보니 한 폭의 산수화다. 어찌 시 한수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問余伺事栖碧山 (무슨일로 산에 사는고)
笑而不答心自閑 (씩 웃고 말없이 마음 한가로워)
桃花琉水苑然去 (복사꽃 물에 떠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여기가 선경이라.) - 李白 - 


진정, 선경이 따로 없다. 바로 여기가 무릉이 아닌가? 이백의 시 한수에 신선이 된듯하다. 식사 후 수마로 아직은 아물지 않은 등선대폭포를 지나 힘찬 물소리가 들리는 십이폭포에 도착 하지만 지금은 꽁꽁 얼어 있다. 백두대간에 있는 점봉산구간이 시작되는 곳이다. 십이폭포에서 내려온 물은 용소폭포에서 내린 물과 Y자로 만나 몸집을 불린다. 이곳이 흘림골이 끝나고 주전골과 만나는 구간으로 흘림골은 등선대를 넘어 이곳까지를 말하고, 용소폭포에서 오색마을까지의 계곡길은 가을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는 주전골이다.

오색 주전골은 천불동계곡, 백담계곡과 함께 설악산 단풍관광의 최고 코스로 손꼽힌다. 수정처럼 맑은 계곡과 암봉이, 흐르는 계곡 따라 단풍과 어우러진다. 특히 선녀탕과 금강문 일대는 단풍과 암벽, 계곡이 어우러져 비경을 연출한다.

주전(鑄錢)골은 설악산 국립공원 남쪽에 있는 오색약수터 에서 선녀탕을 거쳐 점봉산(1424m)서쪽 비탈에 이르는 계곡이다. 남설악의 큰 골 가운데 가장 수려한 계곡으로 계곡미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다. 골이 깊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며 고개바위, 상투바위, 부부바위, 오색석사(성국사), 선녀탕, 용소폭포 등 곳곳에 기암괴석과 폭포가 이어져 풍광이 빼어나다. 주전골이라는 이름은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 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옛날 이 계곡에서 승려를 가장한 도독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금강굴을 지나 선녀탕을 지나면 오색석사(성국사) 에 도착한다. 오색석사에 소개된 오색의 유래를 살펴보면 '오색(五色) 꽃이 피었다'고 하여 오색이라 하였다. 대청봉과 점봉산의 만첩 중봉이 병풍처럼 삼면에 둘러 있어 상시 백운을 띠고 있다. 중천에는 기암괴석이 녹각처럼 연호하여 산수미의 진수가 이곳에 집중 되어 있다. 중턱에 우뚝 솟은 만경 연봉에는 천고를 자랑하는 창송이, 곡곡에 흐르는 청류는 그 수려함이 돋보인다.
오색은 사계의 변화가 제일이며 진귀한 금조와 낙락장송 그리고 오색화(五色花)로 이름이 높다.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한 듯한 소개말이다. 성국사에는 보물 제497호인 양양 오색리삼층석탑이 있다. 잠시 후 오늘 날머리인 오색약수터에 도착 한다. 오색약수탕은 주차장에서 1.5km 전방에 있으며, 하천의 암반에서 원래3개소에서 약수가 용출 했으나 지난 폭우 시 유실된 후 2개소만이 복구되었다. 수질은 철분과 탄산질이 많은 특이한 물맛과 위장병, 신경통, 피부병,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루 용출량이 1500리터 정도라고하나, 지금은 꽁꽁 얼어서 그림에 떡이다. 오색온천에서 언 몸을 녹이고 주문진 바닷가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소주 한잔에 맛있는 회 안주로 오늘의 피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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