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삶과 구수한 맛이 살아 있는 곳, 통영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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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삶과 구수한 맛이 살아 있는 곳, 통영전통시장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10.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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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활성화, 그곳엔 삶과 문화가 흐른다 〈11〉
통영중앙시장 내부의 활어특화거리.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시장, 다양한 해산물 넘쳐나고 펼쳐진 강구안 시원 
중앙전통시장, 오후 2시부터 활기를 띠는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 풍성
서호시장, 새벽에 장이 열리는 부지런한 시장 일제강점기 1930년대 조성 
세병관과 연계하는 병영체험관·역사홍보관 등 설치해 관광명소로 거듭나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은 해외로 나가는 발길을 돌려도 아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통영만큼 여러 별칭을 가진 도시도 드물다. 한국의 나폴리, 한려수도의 심장, 바다의 땅이라고도 불린다. 이렇듯 통영이 다양하게 불리는 까닭은 통영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남해에 보석처럼 촘촘히 박힌 150여 개의 섬을 품고 있으며, 그 섬들과 섬들을 이어주는 해상교통의 중심지이자 관문인 곳이 바로 통영이다. 

코로나19시대 해외로 나가지 못한다고 해도 이곳 통영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추억의 풍경과 쏠쏠하고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다. 항구도시 특유의 비릿한 내음과 활기차고 부지런한 일상의 풍경들은 언젠가 본 듯 벌써 우리들에게 익숙하다. 작은 앞바다 강구안을 지키고 있는 거북선을 비롯해 통영시내 일원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문화유적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을 따라 걷다보면 역사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통영시내가 한 발치다.

역사적으로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한산도대첩이 벌어진 격전지가 이곳 통영 앞바다였다. 중앙동 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통영시 향토역사관, 세병관, 통영 충렬사 등 부근의 유적지들에 다다른다. 임진왜란 때 삼남의 군사를 모았던 곳이 바로 통영이다. ‘통영’이라는 이름 역시 이곳에 ‘삼도수군 통제사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군사들이 머물던 객사가 바로 지금도 남아 있는 세병관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남해의 제해권을 차지한 뒤 삼도수군 통제영을 여수에서 통영 앞바다의 한산도로 옮겨 왜적과 대치했는데, 전란이 끝난 후 6대 통제사 이경준이 이곳으로 통제영을 옮겨와 세운 건물이 바로 세병관인 것이다. 이후 증축과 재건을 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서호시장 내부 전경.

세병관은 ‘은하수를 옮겨와 병기를 씻는 곳’이라는 뜻으로, 국보 제305호로 지정돼 있다. 얼핏 보면 경복궁의 경회루와 비슷한 모습의 건물구조를 가졌다. 독특한 무늬의 기와와 함께 출입문에서 바라본 통영항의 전경이 눈여겨볼 만하다. 세병관을 둘러보고,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인 충렬사에 올라 통영시내를 내려다보면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마을의 골목길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또한 음악가 윤이상, 극작가 유치진,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춘수 등 걸출한 예술가를 배출한 문화예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렇듯 통영은 빼어난 자연 지리적 환경과 다양한 역사유적, 그리고 따뜻한 기후 등으로 인해 사시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남해의 대표 관광지이다. 부둣가를 따라 이어져 있는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시장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넘쳐나고 강구안의 아늑함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한려해상 전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피랑마을과 미륵산의 정상을 향해 오른다는 설명이다.

 

통영중앙시장 입구 전경.

■ 중앙전통시장, 싱싱한 해산물·건어물 풍성
통영중앙시장은 한국의 나폴리라는 다도해의 도시 통영에 있는 전통시장이다. 주변의 강구항과 동피랑 벽화마을, 남망산 조각공원 등은 1년 내내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고 한다. 중앙전통시장은 비교적 늦은 1980년대에 개설된 상설시장이다. 350여 개의 점포와 120여 개의 노점이 5일장(2일, 7일)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장에는 해삼, 돌문어, 멍게, 열기, 전복, 자연산 돌게와 같은 남해안의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 등이 즐비하다. 이밖에도 각종 생활용품과 의류 등이 시장의 자리를 깍 채우고 있다. 지역 특성을 살린 먹거리로는 충무김밥과 꿀빵, 도다리쑥국, 멍게비빔밥 등이 유명하다. 중앙시장은 지난 2015년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에 선정됐으며, 정부의 지원으로 주변 대형마트와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으며 전통재래시장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다. 

중앙전통시장은 오후 2시부터 활기를 띠는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이 풍성한 곳이다. 통영을 찾은 관광객들이 상인들과 흥정하는 동안, 펄떡펄떡 뛰는 생선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 주변에 동피랑벽화마을, 남망산조각공원, 강구안 문화마당과 거북선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한다. 

활어시장 근처 2층에 있는 초장집으로 횟감 생선을 가져가면 푸짐한 상차림을 해준다. 상차림비만으로 횟감에 어우러지는 근사한 상이 차려진다. 강구안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회와 매운탕을 맛보는 특별한 즐거움이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중앙전통시장은 통제영 시절 12공방이 있던 곳으로 나전칠기와 누비 제품, 바지게떡 등의 전통이 남아 있어 역사의 맥을 이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3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열려 여행자가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는 전통시장이라는 특징이 있다.
중앙전통시장의 생선 좌판에 정신을 놓고 걷다 보면 동쪽 비탈길에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진 동피랑마을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동피랑은 통영시 정량동과 태평동 일대의 산비탈 마을로 한 사람이 걸어갈 만한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동피랑마을은 올라가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한때 철거될 뻔했다가 산비탈 마을의 벽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통영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예술의 도시 통영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곳으로 꼽힌다. 한국의 몽마르트르 언덕이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동피랑마을은 중앙전통시장의 넉넉한 인심을 따라 사람 냄새가 푸근하게 이어지는 곳이다. 동피랑마을 입구와 언덕에 찻집이 새로 생겨서 잠시 앉아 쉬는 여유를 즐겨도 좋은 곳이다. 마을 벽화를 찬찬히 둘러보고 가장 높은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해안 풍광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서호시장 입구 전경.

■ 서호시장, 1930년대 조성 대표적 새벽시장
통영을 대표하는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시장은 강구안을 끼고 연결돼 있는데,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시장은 지역주민들뿐만 아니라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둘러보는 필수 코스 중 한 곳이다. 시장에는 싱싱한 각종 해산물과 먹거리들이 풍부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통영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굴과 멸치, 충무김밥과 복국, 우짜, 꿀빵, 빼떼기죽, 시락국 등 이름만 들어도 입맛을 돋구는 별미들이 발목을 잡는다.
서호시장은 오래전부터 통영의 대표적인 새벽시장으로 한려해상의 많은 섬들을 오가는 배들의 관문인 여객선터미널 뒤쪽에 있다. 서호시장과 중앙전통시장은 시락국을 비롯해 졸복탕, 도다리쑥국, 성게 비빔밥, 충무김밥 등 통영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이 탄생한 곳이며,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 오면 통영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서호시장은 새벽에 장이 열리는 부지런한 시장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서호만 바다를 매립해서 조성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신정시장이라 불렸고, 새터라는 지명을 따라 새터시장이라고도 불렸다. 아침시장이라는 의미로 아침제자라고도 불렸다니 서호시장은 예부터 통영의 아침을 신명나게 열어온 시장임에 틀림없다. 생선을 실은 통통배들이 날이 밝기도 전에 서호만 작은 항구로 모여든다. 한산도, 용초도, 비진도, 연화도에서 모여든 어선들의 엔진 소리와 갈매기 소리가 항구의 새벽을 활기차게 열어젖힌다. 새벽 장을 보러 나온 부지런한 사람들과 상인들의 생기 있는 모습에서 서호시장의 정서와 매력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통영시에 따르면 관광객 증가와 강구안 친수시설 조성에 따른 중앙전통시장 주변에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난 7월 공영주차장을 설치했다. 통제영거리에 건립된 공영주차장은 국비포함 127억 원을 들여 연면적 8630㎡, 주차면수 202면의 지하 2층 규모다. 지상층에는 인근 세병관과 연계하는 병영체험관과 역사홍보관 등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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