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파고 넘는 농축산 블루오션, 친환경이 답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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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파고 넘는 농축산 블루오션, 친환경이 답이다 -4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8.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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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가공산업의 롤모델…친환경 쌀로 전통한과 만드는 ‘화성한과’

최근 한우와 육우가격의 폭락, FTA 추진 등으로 축산 농가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등 홍성군 경제기반의 중추를 담당하는 농축산업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아울러 충남도의 경우 한·미 FTA로 인해 축산 분야에서 73%, 과실 18% 등 농업의 전 분야에서 생산이 감소됐으며, 한·EU FTA와 한·중 FTA가 체결 시 최대 263.3%의 생산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각종 FTA체결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산업 분야에서 위기를 기회로,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기존 농축산업에서 주목받지 못하거나 전례가 없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친환경농법으로 성공한 농가나 기업의 사례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이 같은 혁신 사례들이 지속가능한 농업모델로 정착될 수 있는 있다는 믿음과, 홍성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생산자·소비자 함께 웃는 친환경농축산, ‘위기’를 ‘기회’로
②친환경 농축산물은 농촌의 미래, ‘홍성유기농영농조합’
③친환경 돼지 축산의 새 장을 연 충남 예산 ‘가나안목장
④시장 트랜드를 선도하라…친환경 쌀로 전통한과 만드는 ‘화성한과’ 
⑤포도 하우스에 인삼 심어 ‘일석이조’ 유기농 일군다
⑥유럽농업, 혁신의 현장을 가다…네덜란드의 유기농 신기술
⑦네덜란드 기업형 유기농 마켓을 가다
⑧농업위기의 대안 ‘친환경농업’ 홍성군의 명암


 

△ 화성한과 공장 전경


친환경농축산물이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생산자들은 1차 친환경유기농축산물의 1차 생산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2·3차 가공산업에 뛰어들며 친환경시장의 잠재가능성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떡, 조청, 미숫가루 등 친환경쌀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화성한과(대표 송희자, 강석찬)는 친환경농산물 가공현장에 뛰어든 1세대로, 현재는 친환경농산물 가공생산자들의 롤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선진업체이다. 전체 직원 70명, 연매출 70억을 달성하며 유기농한과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화성한과는 쌀 가공생산자로 등록되어 친환경 쌀을 이용한 제품 45가지(미숫가루, 한과, 떡, 엿, 조청, 식혜 등)를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은 ‘한살림’ 생협을 통해 납품되고 있다.

화성한과 공동대표인 송희자·강석찬 부부가 본격적으로 쌀 가공 사업의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라고 한다. 이전까지는 가내 수공업 형태의 소량생으로 (사)한살림과 생활협동조합중앙회 등 직거래 생협조직에 직접 만든 한과를 공급해왔다. 1994년 정부의 전통식품자금 지원업체로 선정된 후 1억2000만원의 정책자금과 1억원정도의 자담금, 총 2억2000만원의 자본금으로 같은 해 10월경 대지 93평, 건평 60평 규모의 제조장을 준공했다.

1980년 중반 이래 환경농업 생산자들의 생산물인 환경 농산물(특히 멥쌀, 찹쌀)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식품가공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웰빙열풍과 함께 친환경가공식품의 수요도 점차 늘어갈 무렵, 송희자 씨의 야무진 손맛으로 탄생한 한과는 화성한과를 사랑하는 생협 소비자들의 조언과 지지에 힘입어 매년 200% 이상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여왔다고 한다.

화성한과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최소 무농약 인증을 받거나, 전환기유기농, 유기농인증을 받은 친환경 쌀로 한 살림 생산자들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한 해에 멥쌀 6000여 가마, 찹쌀 600여 가마, 잡곡 500여 가마 등을 소비하고 있다. 화성한과가 소비하고 있는 쌀의 양이 전체 친환경재배 쌀 중에서 약 8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쌀 생산자와 가공생산자의 절대적인 유기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잡곡은 현재까지 전무한 상태여서 잡곡에 한해서만 농협을 통해 구입하고 있었다.

생산자만큼이나 의식 강한 소비자의 ‘힘’ 
서울이 고향이었던 강석찬 씨 부부는 1980년대 가톨릭농민회에서 활동을 하다 부부의 연을 맺고, 농사를 짓고자 결심을 굳힌 후 1985년에 경기도 화성으로 귀농을 한 1세대 귀농인부부이다. 강석찬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농사에 전혀 무지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호구지책으로 지인들에게 고춧가루나 메주 등을 조금씩 팔아 생계를 유지했고, 그 즈음 한 살림에서 쌀 가공생산자를 찾고 있었다. 우리 부부가 신청을 했고 시험판매를 거쳐 1991년 한 살림 가공생산자로 지정됐고, 1994년 정부의 전통식품 지원 사업에 맞물려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지금껏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강석찬 대표



처음부터 한과를 만들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강 대표는 “흔히 엿강정으로 불리우는 찹쌀현미강정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일들이 점차 익숙해지고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년 1~2개의 원하는 품목이 늘어나 지금에는 45개의 품목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생각하는 생협의 소비자들은 일반 시장의 소비자들과는 개념이 사뭇 달랐다. 강 대표는 “생협의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구매하는 동시에 제품의 개선, 개발에 참여하려는 동지의식이 일반 소비자들과는 달리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생협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들이 공유하는 상품과 먹거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생협에 소규모로 제품을 납품하던 시절에 어느 한 소비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와 그 가정에서 전통적으로 한과를 만드는 비법을 전수하기도 했었다”며, “최근에는 생협시장도 대형화되면서 일반시장과 많이 비슷해졌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맛이 없어도 우리 물건’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생산자만큼이나 소비자들도 의식이 남달랐었다”고 말했다.

 

 

 

 

 

 

화성한과(한살림을 통해 납품되는 화성한과 백미 과자)


가공, 우리 농업의 또 다른 이름 
한편, 사업의 규모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IMF당시로 강 대표는 “당시 매스컴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로 대변되는 웰빙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떡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사업의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강석찬 대표는 전문적인 식품가공생산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기 위해 수원대 식품가공학과(96학번), 경희대대학원 식품가공학과, 궁중음식연구원 등에서 식품과 가공에 대해 연구하며 전문성을 기르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강 대가는 1차 생산자들이 가공산업으로 전화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이 물리적 기술과 이론의 적절한 조화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국내 농수축산업계에서 친환경농축산가공산업의 비율은 극히 적은 수치이며, 일반시장에서는 통용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친환경 시장에서 ‘가공’은 현재 농업의 위기를 타계할 수 있는 가장 큰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친환경쌀 1kg을 소비하는 사람이 가공식품을 통해 2~3kg을 소비할 수 있다고 볼 때 향후 친환경식품 가공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한과(공장 한켠에서 떡가래를 뽑고 있는 직원들)



한편, 친환경농축산물 가공시장에 뛰어드는 생산자들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기술, 경영, 연구의 삼박자를 갖추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생산자들이 가공생산으로 전환하며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경영마인드와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때문에, 최근 (사)친환경가공생산자협회에서는 생협 측에 가공생산을 시도하려는 생산자들을 위한 ‘연구센터’의 건립 추진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센터나 시품개발원과의 MOU를 통해 시범상품을 생산하고 시장내 가능성을 타진해보며 가공생산자의 실패율을 줄여나간다는 의도이다. 강 대표는 “친환경농축산물 가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행착오의 단계를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그러한 부분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산업의 선두주자로써 화성한과가 후배 가공생산자들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항상 고심하고 있다”며, “생협 안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우리의 위치 안에서 생협 소비자·생산자들과 함께 우리가 얻은 것을 공유하고, 이익창출을 위한 고용이 아닌 고용을 위한 이익창출이 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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