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세상, 사회적기업이 해법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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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세상, 사회적기업이 해법이다 -3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9.27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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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공동체, 연매출 25억원 자활기업 탄생

사회적기업이 일자리 창출대책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면서 국가는 물론 지자체마다 사회적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양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사회적기업이 우리의 사회적 문제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척박한 토양에서 창업만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사회적기업의 부실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따뜻한 선진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지는 사회적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원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전국 우수한 농어촌 사회적기업 사례를 소개하고, 어떻게 해야 농어촌 사회적기업이 대안경제의 하나로 올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주민이 모두 주인인 마을기업…홍동면 ‘지역센터 마을활력소’
2. 나눔·공동체·친환경·일자리까지…청주 (주)생명살림 올리
3. 이웃에게 작은 희망을 돌려주는 사람들…시흥 작은자리 지역자활센터
4. 계약재배·일자리 창출, 농촌재생 기여…강화 ‘콩세알’
5. 주문자와 생산자가 함께 먹는 ‘사회적 유통’…남원 새벽영농조합법인
6. 흙·농촌·환경 살리는 농업기업…괴산 ‘흙살림’
7. 사회적기업의 정착을 위한 대안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흥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 최정은 관장

△ 최정은 관장

 




자활기업 가운데 연매출이 25억원이 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면 다들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그런데 한 두 기업이 아니라 서너 개 기업이 수 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 어떤가? 안정적인 매출을 자랑하는 이러한 자활기업들이 모여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활공동체가 있으니, 바로 경기도 시흥의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의 모습이다.

경기도 시흥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는 200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은 자활사업수행기관이다. 시흥지역 저소득층에게 체계적인 자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활의욕 및 자립능력을 향상시키고, 공익적인 사업 참여를 통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및 취업창업지원, 자활공동체 및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자활센터 소속 자활공동체들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고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함께 노력해온 최정은 관장(48)은 특유의 친절함과 낙천적인 웃음으로 자식 자랑 하듯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의 사회적기업들을 소개했다.

△ 작은자리돌봄센터 연탄나눔


“지역자활센터는 지역의 조건부수급자 그리고 조금만 더 어려워지면 기초수급자가 될 차상위 주민 등 저소득주민들이 다양한 자활사업을 통해 기능도 습득하고 자격증도 따고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대개 자활근로사업단에서 2~3년 일을 하다가 일반시장에 취업하거나 자활기업을 창업하고 있다. 작은자리자활센터의 경우 현재 80여명이 자활근로사업단에 소속돼 청소, 재활용, 이·미용, 유통매장 등의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자활기업은 돌봄, 집수리, 청소, 재활용, 음식점 등의 분야에서 300여명이 69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활공동체가 하나의 전문적인 기업으로 성공하려면 취약계층, 일반시민, 전문가 결합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행정능력과 회계, 영업마케팅을 같이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시장경제에 노출돼 있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도록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결국 우리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절박함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쓴다”

■ 지역사회에서 창출한 가치를 다시 환원하는 구조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의 인큐베이팅으로 사회적기업 인정을 받은 기업은 (주)우리누리, (주)컴윈, (주)아름다운집, (주)작은자리돌봄센터 등 모두 4개의 기업이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 ‘작은자리돌봄센터’는 종업원이 120명, 연매출 15억원의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7월 자활공동체 및 사회적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위해 노력한 공적을 인정받아 노동부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04년부터 자활사업단에서 가사간병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010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고용인원 119명 중 과반 이상인 63명이 취약계층으로 올해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가사간병 방문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폐전산기기 재활용 업체인 ‘컴윈’은 종업원 29명에 25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컴윈은 창립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일반기업이 아닌 자활기업이 10년을 버티고 살아낸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주)컴윈 사회환원사업


(주)아름다운집은 취약계층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한다. 네 명의 주민들이 모여 시작해 지난 200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금은 11명의 직원이 연 7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런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수익을 발생시키면 어김없이 해마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환원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자활기업들이 다른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바로 사회환원이 끊임없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표도 똑같이 정해진 급여를 받고 이익금을 골고루 나누고 나머지 이익금은 회사에 유보시키는 협동조합의 모습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런 자활기업들이다”

최정은 관장은 사회적기업이란 대표와 직원들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도와줘서 가능한 일이었다며 자활기업들이 이런 부분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 사회적기업이란 지역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경제주체
최정은 관장은 사실 자활업무를 시작하기 전 10년 간 S생명 보험설계사로 일을 했다. 그러다 마흔을 코앞에 둔 어느날 사회를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을 하고 사회복지사가 됐다. 이는 최정은 관장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그리고 2002년 이곳 시흥지역자활센터에서 재활용사업단 실무자로 근무하다가 2005년 4월부터 관장 업무를 맡아 오고 있다.

“자활 지원 업무는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이다. 보험 영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경험이 지금의 이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참여 주민들은 과거엔 자활센터에서 일을 했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했으나 요즘은 ‘내가 이곳의 주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걸 보면 절로 힘이 난다”

최 관장은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센터들이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기업의 윤리를 실천하면서 운영되도록 감시하는 역할과 공익을 위한 진짜 기업을 선별해 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기업이 민간영역에 뛰어들어 공개경쟁입찰을 뚫고 사업수주를 따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공공시장에서 민간에게 위탁해서 해야 하는 사업들에 대해 사회적기업에 우선권을 주거나 물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지고 검증된 사회적기업에 먼저 혜택을 주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최 관장은 “참여주민들의 의지와 생각들이 모이지 않았다면 이 사업은 꿈도 못 꿨다”며 “기업을 만들어 놓고 여기서 함께 합시다가 아니라, 기업을 왜 만들고 어떻게 만들어 갈 건지부터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면서 결정하고 그 공동체 속에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진정한 자활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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