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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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2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10.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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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마을, 그리고 함께 하는 삶 꿈꾼다

 

△ 느티나무 어린이집 원아들


사회가 발달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복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그렇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대다수 소규모 지역사회에서 복지 수요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의 복지 담론은 국가라는 단일 개체에, 예산이라는 단일 방법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복지는 늘 선별과 보편의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는 그 인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복지는 단순히 국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사회구조적인 문제까지 아우루는 방법으로 실현될 때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이 같은 자본주의의 한계와 복지사회를 위한 열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날로 늘어가는 지역사회 복지수요를 사회적경제라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지역사회복지 실현할 수 있을까?
② 평택 교육협동조합 
③ 청주 일하는 공동체
④ 부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⑤ 스웨덴 스톡홀롬 주거협동조합
⑥ 핀란드의 협동조합네트워크




놀면서 자라고 살면서 배우는 교육공동체 ‘평택교육생활협동조합 느티마을’ 


사회적경제란 국가와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한 다양한 시민사회의 욕구에 응한다는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시민사회의 주도성과 그것들의 결속을 보장하는 참여주의 모델로서 사회적 소유를 실현하며, 시민의 연대를 토대로 사회경제에 대한 개입전략이라고 정의된다.

사회적경제의 대표적인 조직형태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며 각종 시민사회단체, 취약계층 자활사업 혹은 지원조직, 공정무역단체, 협동조합, 커뮤니티비즈니스, 마을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경제는 구현되고 있다.

홍성군에는 홍동면을 중심으로 일찍이 생협, 신협 등과 같은 협동조합 운동이 활발히 전개돼 온 바 있으며, 최근에는 홍동 마을활력소, 문당권역과 같은 마을기업과 함께 (주)지랑, 홍성풀무(주), 홍성유기농영농조합, 풀무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이 충남형 또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돼 홍성군 사회적경제 활동을 대표하고 있다.

농축산군인 홍성군의 특성상 친환경·유기농산물의 생산·유통·가공에 초점을 맞추고 농가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조직이 대부분인 것에 비해, 여타 국내의 타 지역들은 사회적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돌봄서비스가 일반적이다. 연구자들은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사회서비스, 교육, 문화·예술,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현될 수 있다며 선을 긋지 않은 것에 비해, 사실상 한국사회에서 사회적경제란 주거, 교육, 의료 등 생계복지와 관련된 영역으로 확산돼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교육 분야의 경우 1970년대 저소득지역에서 공동탁아가 시작된 이후 1990년대 들어 협동조합 중심의 공동육아로 발전해왔다. 당시의 공동육아운동은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이라는 대안 모델을 통해 사회적 육아를 실현하는 육아공동체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었다. 협동조합의 운영원리인 민주적 운영을 상근활동가,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며 자리를 잡게 되고 성장의 길을 걷게 됐는데, 이후 보육정책 연구·제안, 방과후학교와 대안초등학교 등 대안모델 개발과 실험 등의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획보도 ‘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두 번째 사례로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을 통해 사회적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평택시 ‘평택교육생활협동조합 느티나무마을(이하 교육생협느티나무)’을 소개하고자 한다.

 

 

 

 

△ 교육생협느티나무 안길진 이사장



■ 공동육아협동조합에서 교육생활협동조합으로 
교육생협느티나무(이사장 안길진·공동육아 6년차)는 1999년 구성된 평택지역 공동육아협동조합에서 출발했다. 기존 어린이집의 육아체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녀들이 산과 들을 벗 삼아 뛰어놀며 자연과 또래, 사회성을 익히기를 원했던 13가구가 모여 각각 350~450여만원의 출자금으로 ‘느티나무어린이집’의 문을 열었고, 모든 운영은 육아협동조합의 조합원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됐다. 느티나무어린이집이 입소문을 타며 2012년 현재 어린이집 원생은 24명으로 불어났으며, 자녀를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느티나무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들이 크면서 오성면에 있는 오성초등학교로 자연스레 이동하는 연결관계가 생김에 따라 조합원들은 이후 오성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됐다. 지난 2005년에는 조합원들이 각출해 마련한 2500여만원으로 방과후수업을 할 수 있는 영구터전을 마련했으며, 현재 그 공간에는 2명의 조합원이자 교사가 상주하며 18명의 참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안길진 이사장은 공동육아협동종합을 결성한 1999년도부터 초등 방과후 영구터전을 마련한 2005년도까지를 정착과 응집의 시기였다고 소개했다. 안 이사장은 “이때까지만 해도 뜻이 있는 소수의 지역민들이 뭉쳐 오성면 양교리라는 우리와 전혀 연고 없는 시골지역에 정착하고, 어린이집을 통한 공동육아, 방과후학교 등 조합원들이 열망했던 대안교육 실현에 주목했었다”고 말했다.

2006년도 이후로는 정착된 시설과 인원을 기반삼아 다양한 실험들이 이어졌다. △부모참여형 보육시설 인가 △여성가족부 보육시설 평가 인증 등을 평택시 최초로 받았고, 부모의 소득에 따른 차등보육료를 적용하기 시작하며 보육시설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양교리 건축 폐기물처리장 설치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무상급식실현을 위한 평택추진본부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문제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육아협동조합은 공동육아라는 목적이외에 공동육아·교육을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으로 단체의 목적을 전환하기로 중론을 모았다. 2010년 공동육아협동조합은 지역공동체로의 조직개편안을 승인하고 ‘평택교육생활협동조합 느티나무마을’을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약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조합원들의 구성이 바뀌고 유승룡 전 이사장(공동육아 13년차)에서 현재의 안길진 이사장으로 조직 내부적으로도 세세한 개편이 진행됐고, 현재는 90여명의 조합원이 평택교육생협느티마을을 지지하고 있다.

유승룡 씨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육아공동체가 일정부분 와해되는 대다수 육아공동체의 한계를 우리도 경험했지만 한계에 봉착했다고 해서 멈춘다기 보다 육아공동체를 아우를 수 있는 더 큰 무언가에게 집중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마을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씨는 “우리 조합원들이 우연한 기회에 오성면 양교리에 정착했다고 하지만, 결국 우리가 머물 수 있는 환경과 터전을 닦아온 마을을 지켜온 마을공동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그들의 삶을 인정하지 않고서 우리의 방식을 존중받으려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연합 취재기자들과 생협조합원들과의 대화


■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선 교육생협느티나무 
교육생협느티나무가 기존 양교리마을 주민들과의 융화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부분은 다양하다. 기존에 그들이 해왔던 공동육아 어린이집, 공동육아 방과후 이외에 마을학교나 전래놀이학교를 통해 사회적교육을 실현하고 도서관 주민추진위, 오성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시골지역에서 흔히 해왔으나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는 단오절과 같은 세시절기를 기억하는 행사를 벌이는 한편, 노인정 영화관 같은 복지서비스도 실현하고 있다. 작게나마 친환경 먹거리를 얻기 위해 농사를 짓는 조합원들도 늘고 있다. 평택시 전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위해 오성초, 오성중,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아동센터, 재가노인복지센터, 신협·생협, 여타 시민단체들과도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시도하며 교육생협느티나무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이사장은 “결국 모든 구성원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동시에 질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며 교육생협느티나무가 사람들이 마을로 모일 수 있게끔 돕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취재: 강진신문, 고양신문, 구로타임즈, 보은사람들, 충청리뷰, 옥천신문, 용인시민신문, 해남신문, 홍주신문.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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