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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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①
  • 이석호 편집국장
  • 승인 2013.08.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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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공유경제

 

▲ 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 영화의 본산지 역할을 했던 '우파' 영화 제작소의 필름현상소였던 우파파브릭은 점눈 예술가 집단에 의해 현재는 문화와 교육, 환경 등 지역생활의 공동체 역할을 하는 핵심 장소로 변모했다.


유휴자원 나눠 쓰고 빌려 쓰고… '협력적 소비' 뜬다

경제난·SNS 발달로 주목
지식·정보 등 무형자원 확대
국내 각 자치단체들 속속 도입
활성화 위해선 인식변화 등 시급 


최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공유경제 열풍이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 처음 공유경제의 시작점이었던 경제 분야에서 이제는 정부,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본지는 갈수록 확산되는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 등과 함께 문화예술분야로 넓혀가는 공유경제의 국내외 현황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공유경제는 이미 생산되거나 존재해 있는 자원을 빌려 쓰거나 나눠 씀으로써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경제활동 방식이다. 2008년 미국 하버드법대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공유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로 어려워진 가계들 사이에 소비비용을 줄이는 생활방식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자원을 공유하는 경제활동이 급속히 확산됐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SNS가 발달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거래를 중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휴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여자와 이용자 간의 직거래 형태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 재화를 빌려주는 기존의 렌탈 서비스와 유사점이 많으나 개인과 개인 사이에 거래가 가능하고 잔존 가치가 없어질 때까지 거래를 지속할 수 있어 재화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작은 단위시간에도 공유가 가능해 유휴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등이 기존의 렌탈 서비스와는 다른 점이다. 특히 공유경제는 사용자가 직접 자원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 등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거래자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시켜준다는데 큰 특징적 차이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주택을 가진 한 소유자가 그 주택을 잠만 자는 용도로 사용할 경우 주택의 활용시간은 고작 8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16시간은 놀리게 된다. 이 시간 동안 유휴 공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면 주택은 24시간 놀리지 않고 활용될 수 있다. 또 이 공간을 이용한 사람들이 공간에 대한 평가와 활용방안 등의 피드백을 함으로써 이용자 상호간 유대감을 형성시키고 이용도를 높여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소비를 줄이고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공유경제는 대량생산-대량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며 '협력적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만들어냈다. 거래를 중재하는 플랫폼도 급속히 증가해 지난 2009년 이후 불과 4년 사이에 미국에서만 무려 100여개 업체가 생겨났다. 공유 대상도 자전거나 자동차, 공구, 공간 등의 유형자원에서부터 이제는 지식과 기술, 시간과 정보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 등 무형의 자원으로까지 무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소비 형태로 떠오른 공유경제는 지난 2011년 타임지의 '세상을 바꾸는 10대 아이디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유휴 주택공간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와 자동차를 나눠 쓰는 '집카' 등을 꼽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빈방 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가정집의 빈방을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고 빌려주는 민박개념의 빈방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90여개국에 걸쳐 빈방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용된 숙박일수만도 전년에 비해 6.7배나 증가한 1200만~1500만 일에 달하고 있다.

 

 

 

 



집카는 지난 2000년 미국 보스턴의 유치원 학부모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시간제 예약과 대여가 자유로운 자동차 공유 사업을 구상하면서 태동됐다. 당시 12대의 승용차로 시작한 집카는 지금은 미국, 유럽 등에서 1만여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으며 지난해말 현재 77만명의 회원과 2억7900만달러(약 3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유경제를 활용하는 움직임은 우리나라도 활발하다.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에서 자전거와 자동차, 유휴 공간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타슈'라 불리는 공용자전거 시스템을 구축해 자전거 공유서비스를 본격 시작했으며 한옥이나 탬플스태이 등을 연결하는 '코자자'와 빈방을 연결해 주는 '우주', 자동차 공유서비스인 '나눔카', 물건을 나누는 'N마켓' '빌리' '키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책을 나누는 국민도서관, 지혜를 공유하는 '위즈돔', 경험을 공유하는 '플레이플래닛' 등 무형의 자원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활발해 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공유경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유촉진조례', 민관거버넌스인 '서울시 공유촉진위원회'를 제정·구성했으며 공유단체와 기업 27곳을 지정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데이터 개방, 공구도서관, '한지붕세대공감'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장기 불황 등 경제난이 가중되고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원 활용도의 극대화와 착한 소비 등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각 자치단체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유경제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활성화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쓴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데다 내가 소유한 자원을 남들과 같이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인색하다. 때문에 공유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 또한 공유경제를 뒷받침할 법률이나 세제 정비 등도 뒤따라야 하며 개인과 개인간 거래를 위한 신뢰 구축도 필요하다.

 

 

 

 

 

 

 


 

 

 

 

 

 

전문가 의견 

 

 

 

▲ 강현숙 실장

 

 

 

 

새로운 혁신 공유 문화와 공유 경제 

cckorea 강현숙 실장 
공유의 바람은 IT뿐만 아니라 경제, 정부, 예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불고 있다. 유명 대학에서는 교육 콘텐츠를 코스별로 공개해 누구나 무료로 석학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정부에서는 정부의 콘텐츠, 데이터, 유휴 공간 등을 민간에 개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음원을 다른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한다. 콘텐츠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방을 공유하는 글로벌 기업인 에어비엠비는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어서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공유의 바람은 사회 전체에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유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정부 영역의 공유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고 시민과 소통을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공공에서 만들어진 양질의 데이터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예술의 공유는 새로운 창작물이 만들어지는 좋은 재료가 되고 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홍보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교육의 공유는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공유경제는 자원의 효용성을 높인다. 과도한 소비의 문화, 소유의 경제에서 이제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 공유의 문화, 공유의 경제가 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빈집이나 자동차, 주차장 등 물건을 활용한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험과 지식, 여행가이드, 정보 등의 무형 자산을 활용한 공유 경제 비즈니스도 눈에 띈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많다. 공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정비나 공유경제에 적합한 세제 논의도 필요하고 공유 경제는 개인간의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개인간의 신뢰도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공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문화가 있고 내 정보, 경험, 물건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에 인색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공유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때에 공유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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