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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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③
  • 이석호 편집국장
  • 승인 2013.08.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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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례
▲ 2차 세계대전까지 나치의 선전영화를 제작했던 ‘우파 영화제작소’가 예술가 집단들이 만든 ‘우파파브릭’이라는 공동체에 의해 현재는 독일 남부의 유일한 문화공간으로 변신해 있다.

버려진 영화제작소·공장 문화생태공원 탈바꿈 

우파파브릭
주정부로부터 부지 66년간 임대
문화공간 제공 등 예술활동 지원

베타하우스
예전 공장건물에 예술인 등 입주
전문가 네트워크 기술·지식 공유 



독일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비교할 때 차별적인 공유경제 양상을 띠고 있다. 독일사회의 중요 가치인 시민자치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복지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역시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독일은 통합 이후 늘어난 유휴 공간이나 시설 등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통합으로 인한 문화적 격차를 해소시키고 문화 공간이나 쉼터를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유대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파파브릭(ufaFabrik)=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 나치의 선전영화를 제작했던 ‘우파(UFA)’ 영화제작소가 있던 이곳은 그동안 버려진 공간이었으나 현재는 연간 20여만명이 다녀가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예술생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버려졌던 공간에서 젊은 예술가 집단이 모여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1978년 작은 생활공동체를 만든데 이어 1979년 100명의 예술가집단이 함께 현재의 ‘우파파브릭’ 단체를 설립했다. 우파파브릭은 현 건물과 부지를 베를린 주정부로부터 66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베를린 주정부와 유럽연합에서 전체 예산의 60%를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환경, 문화, 지역 생활공동체를 핵심가치로 삼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비영리단체’이자 유기농제과점, 게스트하우스, 유아보육과 노인돌보기 등의 사업으로 2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지역기반 사회적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25명의 초창기 멤버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부지 2만㎡ 규모의 우파파브릭에는 국제문화센터, 영화 및 연극 공간, 개방형 열린 무대, 빵 제조 및 판매장, 레스토랑과 더불어 43개 베드의 게스트하우스와 50명이 재학 중인 대안형 초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우파파브릭은 특히 지난 1992년부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한국과 문화예술 교류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과 독일의 타악 문화를 이해하고 융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물놀이 강습 등의 워크숍과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주독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전통문화교육을 진행하고 워크숍 결과물로 영화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우파파브릭은 어린이 서커스단을 운영하는 등 문화교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20년간 지속되어 온 어린이 서커스단은 ‘재미’, ‘배움의 즐거움’, ‘자기 능력에 대한 발견’, ‘창의력’ 그리고 ‘성공적인 팀워크’를 기본 콘셉트로 어린이 예술가들이 훈련한 저글링, 아크로바틱, 퍼커션 등을 발표하는 서커스 페스티벌을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예술학교와 함께 교육을 통한 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삶의 환경을 경험하고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대규모 야외 공연장과 실내 공연장을 만들어 지역 주민과 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각종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어렵게 예술활동을 하는 단체 등을 위해 작업이나 연습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 예전 직물제조 공장이었다가 지난 2009년부터 지식·공간을 나누는 공간으로 변신한 베타하우스에 입주해 있는 개방형 디자인 공간의 모습.

◇베타하우스=창조력을 위한 협력 공간이며 작업 공간을 임대하는 지식 및 공간 공유의 대표적인 장소다. 지난 2009년 카스텐 푀르츠가 공유사무실인 베타하우스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바르셀로나, 소피아, 함부르크, 베를린 등 4개 도시에 베타하우스가 운영 중이다. 파리, 빈, 코펜하겐, 베를린에는 협력 공동체가 있다. 예전에 직물제조 공장과 청소 회사가 입주했던 공장 건물이었던 이곳은 독립적이며 창조적인 전문가 및 지식 근로자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베타하우스에는 250여명의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예술가 등 정해진 일터가 없는 사람들이 사무실과 회의실, 공방, 실험실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작가, 건축가 등이 60여명의 전문가를 네트워킹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문 분야 사람들이 각자의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여 도시를 위한 디자인 제품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6층의 건물은 오픈 사무실, 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국민교실이라 불리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시민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서 할 수 없는 것 등을 전문교육을 통해 알려주는 등 50% 정도가 문화예술 분야에 치중하고 있다.

베타하우스에서 온라인매체를 운영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레미는 “7개월 전 입주한 베타하우스에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임대료가 싸고 워크숍을 통해 배우는 기회도 만들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 대도시에서 코워킹은 점차 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타하우스 설립자인 막시밀리안(Maximilian v.d.Ahe.ll.m)은 “초기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예술가나 청년 창업 준비자 등을 도와주고 취업으로 연결시켜 주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현재는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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