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도시정체성, 전통과 창조가 조화된 문화예술의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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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도시정체성, 전통과 창조가 조화된 문화예술의 도시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10.20 10: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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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도시브랜드, ‘문화·예술이 답이다’ 〈5〉

 

△ 에도시대 모습을 간직한 히가시챠야 (찻집) 거리, 일본 가나자와 시

 

 


이제는 문화예술이 곧 경쟁력인 시대다. 특히 문화는 주민들에게는 창조의 에너지와 기업에게는 신 성장 동력을 제공하며 브랜드 향상의 기회로 작용한다. 홍성에도 유·무형의 경쟁력 있는 문화적 자산들이 많다. 홍주 1000년의 역사 속에 묻혀 있는 홍성의 역사, 문화, 예술, 인물 등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켜 한 단계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해야 한다. 본 기획취재는 홍성의 도시브랜드 구축이란 명제에 대한 해답을 ‘문화·예술에서 기인한 내발적 발전’으로 두고, 재개발의 위기에서 역사문화마을로 재탄생한 인천의 배다리마을, 쇠퇴한 철강단지에서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새롭게 탈바꿈한 문래동 철강단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일본의 카나자와시 등의 사례를 통해 이상적인 문화·예술도시의 형성과정과 기준을 제시하고, 홍성의 미래비전은 문화와 예술이 핵심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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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인천 배다리 마을, 재개발의 위기에서 역사문화마을로 재탄생
② 문래동 철강단지, 예술인들의 새로운 아지트
③ 일본 가나자와, 쇠락한 방직공장을 시민예술촌으로
④ 일본 가나자와, 과거와 현대의 조화로운 공존
⑤ 홍성의 도시정체성 찾기 ‘전통과 창조가 조화된 문화예술의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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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은 홍주성이라는 홍성의 구심점이 되는 중요한 역사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고암 이응로, 만해 한용운 등 문화예술계 거장의 고향이며, 현재 홍성군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7개 예총산하 예술단체의 활동이 어느 시·군보다 활발한 역사·문화의 도시로써의 잠재가능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축산군, 친환경농업의 원조 등의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외지인들 사이에서는 횡성, 홍천 등으로 혼동될 정도로 아직까지 홍성군만의 대외인지도는 상당히 미약한 편이다. 때문에 기자는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인천의 배다리마을, 서울 문래동의 철강단지, 일본 가나자와시와 같은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도시와 마을의 브랜드화를 이루어낸 곳을 견학했고, 이제 홍성군도 축산군으로 자연스레 이미지가 고착된 상황을 개선해, 보다 고차원적이고 창조적인 이미지의 문화·예술의 도시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홍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홍주성복원사업(문화재청), 역사도시 홍성 도심 활성화계획 시범사업(국토해양부) 등과 같은 장기도시계획과 홍주성역사관, 이응로 기념관, 만해·백야 기념관 등의 시설물을 이용하고, 이를 통한 이익창출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군민들의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브랜드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강연과 공청회를 실시해 군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홍성군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망한 신진작가와 공예가들을 불러들여 홍성군의 인재로 키우고, 향후 홍성군에 정착해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의 자양분이 되도록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 것이 도시경관의 개선이다. 홍성군은 홍주성을 중심으로 홍성읍의 역사문화경관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도시의 역사를 보존한 역사문화경관계획 
역사문화경관은 오랜 시간동안 삶의 문화가 축척된 생활 속의 다양한 경관들을 포함하는 복합개념이다. 그동안 우리는 사실 역사문화경관을 문화재와 관련된 것으로만 인정하는 극단적인 시각 속에서 도시의 경관은 문화재와 비문화재로 나뉘어 문화재가 아닌 것은 모두 개발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방도시의 잠재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역사문화경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앙정부의 경관법 제정이 본격화되면서 역사문화경관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

 

 

 

 

 

 

 

△ 가나자와 시청 역사유산보존부 역사건조물정보 노지마 히로히데 과장

 


가나자와 시청 역사유산보존부 노지마 히로히데<사진> 과장에 따르면 가나자와시가 역사문화경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부터다. 물론 그 이전에도 풍경, 경관 등에 대한 제도화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본격적인 관심은 역사경관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1960년대를 전후한 시민운동들이 계기가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지역의 역사경관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가나자와시가 전통환경보전에 관한 조례를 1968년에 제정했고, 가나자와시의 선진적인 도시관리 정책은 유사한 일본의 지방도시들에 큰 영향을 주었다. 최근에는 ‘문화적 경관’ 이라는 개념을 문화재보호법에 도입해 명승, 천연기념물 주변부의 가치가 있는 지형, 자연환경, 농경지, 역사경관, 사적, 마을, 지역산업분포지 등까지도 역사문화경관으로 인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한편 가나자와시는 전통환경보존 및 아름다운 경관 형성에 관한 조례를 1989년도에 수립해 전통환경보존구역과 근대적도시경관창출구역을 별도로 설정해 보존과 개발의 균형 잡힌 경관관리를 모색하고 있다. 시내 곳곳을 그믈망처럼 흐르고 있는 50여개의 소하천들을 도시의 중요한 역사문화경관으로 인식할 만큼 가나자와시의 도시경관에 대한 의식은 진보적이었다.

노지마 부장에 따르면 가나자와시는 1987년부터 경관관리를 위해 도시의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도시경관간담회 등을 개최한 이래, 전통경관조례에 의거해 도시경관심의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이 심의회는 경관형성과정상의 필요사항, 개·보수 및 새로운 개발계획에 대한 조사·심의는 물론, 경관협정, 표창, 원조 등의 제도 마련과 집행 등에도 관여하고 있다. 또 옥외광고물 심의·허가와 디자인 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옥외광고물심의회와 옥외광고물심사회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가나자와시는 현재 전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문화예술에 관한 시정의 전반적인 부분을 교류하고 있었다. 41개소의 문화재와 히가시차야(찻집거리), 무사거리 등의 중요 전통적건조조물군 보존지구 등이 존재하는 가나자와시와 한옥마을, 경기전, 오목대 등의 문화재와 전통경관보존지구가 존재하는 전주는 여러모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홍성군도 홍주성이라는 문화재가 홍성읍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며, 인근에 홍주향교와 홍주의사총 등의 문화재가 있어 체계적인 경관의 관리가 요구되며, 무엇보다 가나자와시가 원도심공동화 현상에 대한 대책으로 21세기 미술관을 세운 만큼 홍성군도 내포신도시 건설에 대비한 원도심공동화 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홍성군이 지닌 문화재와 문화·예술적 역량이 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시민·자치단체장의 의지, 통일된 문화예술정책 
가나자와시의 역사문화경관에 대한 성공적 관리는 경관관련 조례의 제정과 실천적인 가이드라인 등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핵심 요인은 시민의 관심과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전통상점문학낭만회, 히가시야마마을만들기협의회, 가나자와의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는 모임, 아사노강 축제실행위원회, 히가시야마 문화지키기모임 등과 같은 시민단체들의 활발한 활동이 현재의 가나자와시를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이들은 작은 옛 상점가들로 이루어진 가로경관, 수 백년 간 지속되어 온 하천경관, 오래된 동네와 전통축제 등의 생활경관들을 가나자와의 역사문화경관으로 인식하고 이를 지키고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시에서도 시민들이 역사문화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들을 적극 조성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시민예술촌, 21세기 미술관, 창작의 숲 등이 그것이다.

인천 배다리역사문화마을만들기위원회 민운기 대표 역시 “공동체적인 측면에서 ‘더불어 살면서도 외부로도 열려 있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시키고, 이웃 의식을 재활성화시킴은 물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민참여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안목을 높이고 저마다의 잠재된 능력들을 사회적 맥락과 관계 속에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가나자와시의 경관보존을 위한 다양한 시민단체의 왕성한 활동은 인천의 배다리마을과 홍성군이 거울삼아야 할 부분이다.
한편 가나자와 시청의 노지마 부장은 “가나자와시가 문화예술의 도시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은 20년간 재임한 전 야마데 시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시민들의 참여와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치단체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깨어있는 의식과 진보적인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진보된 의식과 자발적인 참여 
최근 일본에서는 가나자와를 내발적 창조도시라고 부르며, 중소기업의 도시, 2·3차 산업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나는 도시, 독자적 도시경제순환체계를 보유한 도시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가나자와가 고유경관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게 한 기폭제가 1986년, 도쿄의 대기업이 가나자와 대표 전통지역인 히가시야마와 접해있는 아사노강 북동측면에 시도하려던 아파트건설계획 반대운동 때문이었다는 점이다. 배다리마을의 배다리역사문화마을 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배다리를 관통하는 산업도로 저지 운동이었다는 것을 상기할 때,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식과 자발적인 운동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한편 가나자와는 전통산업을 역사문화경관과 직접 연계해 장인기술의 계승을 목표로 우타쓰야마 공예공방과 같은 교육기관들을 설립해 섬유와 금박 등의 각종 전통산업을 육성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21세기 미술관과 같은 현대미술과 최첨단 디자인산업과 연계해 가나자와를 국제적인 디자인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가나자와의 정책 중, 가장 중요시 하고 있는 과제는 예부터 작동해온 도심의 기능들이 현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나는 공간과 기능과의 부조화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나자와에서는 해당 기능을 신도심축이나 외곽으로 이전시키고, 발생하는 이전적지를 옛 경관으로 복원하거나 침체된 도심의 활력소로 전환시키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가나자와성지는 원형 복원과 함께 국제문화교류를 위한 근거지로 육성중이며, 가나자와대학 부속학교의 이전지에 조성한 21세기 미술관처럼 가나자와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시카와현청도 신도심축으로 이전시킨 후 특화된 시민교류장소로의 조성을 계획하고 있었다.

홍성 특색 살린 개발과 보존 전략 필요 
현재 홍성의 도시디자인 방향은 사실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역사문화경관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도지구, 보존지구, 미관지구, 문화재보호구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등에서 홍성의 특성과 특색,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화된 전략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나자와시의 도시경관보존에 관한 조례와 같이 홍주성과 홍주의병추모탑, 홍주의사총 등의 문화재를 포함하고 있는 홍성읍의 특성을 포괄하는 구체적인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지침이 제시되고, 지역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바람직한 경관으로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과감히 예산을 편성해 홍주성, 홍주성역사관, 이응로 기념관, 백야·만해생가 등 홍성군의 문화자산을 하나로 연계하는 순환버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영화, 포스터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홍성군의 곳곳을 명소화하는 간접형 관광산업화의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장소마케팅 차원에서 새로운 홍성군의 도시자원들을 발굴해 이를 통해 홍성군의 관광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홍성은 현재 개발과 보존이라는 커다란 딜레마를 안고 있다. 충남도청 신도시 건설로 인한 인구의 유출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홍성읍의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는 한숨 섞인 우려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때문에 홍성을 특화한 도시브랜드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근대적 의미의 개발만으로는 특화된 창조도시는 불가능하다. 홍성의 미래비전은 앞에서 밝혔듯 역사와 문화가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실행해야만 창조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전통적 역사문화경관을 지키는 동시에 근·현대적인 새로운 경관을 창조하는 일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통 자체 만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개발에 대한 과도한 추구는 특성 없는 도시경관을 초래할 수 있음을 국내의 대부분 도시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이미지란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유형·무형의 문화와 깊이 관여되어 있어, 한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의 총체적인 결합과 역사성, 전통의식 등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연장선상에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시의 질적 향상도 결국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공감하는 이미지의 반영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시계획 수립에 있어 도시를 어떠한 형태로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떠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홍성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홍성의 이미지를 발굴하고, 홍성이 품고 있는 문화예술분야의 자산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경쟁력있는 계획을 수립해 문화·예술도시로서의 홍성군만의 도시정체성을 찾는 동시에 브랜드화해야 할 것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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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동 2011-11-24 16:35:28
수정했습니다.

이현조 2011-11-10 06:28:04
예총 회원단체는 9개가 아니라 7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