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도 자원이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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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도 자원이다 - 1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5.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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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이 주민 쉼터로… 쓰레기소각장의 대변신

<글 싣는 순서> 
1. 소각장 이미지 벗고 시민들 품으로 … 아산환경과학공원 

2. 쓰레기 대란, 지자체간 상생을 논하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3. 쓰레기 소각장 '한국형 모델'로 자리잡다…이천시 광역자원회수시설
4. 친환경 쓰레기 소각로 대안될까…청송군 폐기물종합처리장
5. 쓰레기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홍성·예산·내포신도시
6. 새로운 대체에너지 탄생· 에너지 자립 꿈꾸다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쓰레기 매립 완료지역에 첨단시설 신축과 지역사회를 위한 시설을 유치해 주민들 품으로 돌려주고 있다. 또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나 수소가스를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기술이 보급되면서 폐기물자원화기술의 유용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쓰레기매립장을 공원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는 곳과 신기술로 쓰레기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을 찾아 푸른 도시, 공해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환경공원 조성 생태교육장 활용
아산시, 폐열 팔아 연 20억 수입 

 

 

 

 

▲ 아산환경과학공원 내 소각장 주변에 조성된 생태학습장을 방문한 어린이들.


우리는 보통 쓰레기라고 부르지만 법률적 용어로 폐기물이라 부른다. 인간의 모든 생활에서 사용됐으나 그 필요성을 잃어 사용치 않고 버리게 된 물질을 폐기물이라 한다. 이 가운데 산업폐기물을 제외한 물질을 '생활폐기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쾌적한 주민들의 삶을 위해 폐기물들의 처리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데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 설치를 위한 시설을 놓고 많은 지자체가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협약에 따라 앞으로 음식물 등 쓰레기의 해양투척이 금지된다. 이에 최근 2~3년 사이에 쓰레기를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인 '폐기물 에너지화'가 주목받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붙이면서 보급에 속도가 붙었다.

 

 

 

 

 

 

▲ 150m 소각장 굴뚝을 활용한 전망대.
폐기물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여전히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린다.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줄면서 지자체들은 공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형편이다.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은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 해 국내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가운데 83.6%는 재활용되지만 나머지는 땅에 묻히거나 소각된다. 따라서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 토지를 매입하기 어려운 지자체들은 자연스럽게 폐기물 에너지화에 눈길을 돌렸다.

혐오시설로만 인식돼 온 쓰레기소각장이 주민 쉼터로 변했다. 아산시 배미동 아산환경과학공원은 쓰레기 소각장이 자리함에도 공원과 찜질방, 헬스장까지 갖춰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다. 아산환경과학공원은 아산시 중심가에서 서북쪽으로 2.5km 떨어진 농촌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10만7800㎡의 부지에 생활쓰레기 소각시설(하루 처리 용량 200t)과 하수슬러지 처리시설(하루60t 처리용량)을 설치했다. 이들 시설은 2008년 5월 착공한 지 3년 4개월만인 2011년 9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소각시설에서는 아산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폐기물을 비롯해 홍성·예산·당진의 쓰레기를 함께 처리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오염 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첨단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소각시설과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데는 무려 1200억원이 사용됐다.

하루 200t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이 소각장은 생활쓰레기 가운데 재활용이 안 되는 것들을 모아 연료로 만들고 이것을 열병합발전이나 바이오가스로 활용하는 순환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악취는 원천봉쇄하고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폐열은 인근 제지 공장에 팔아 연간 20억여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아산시 생활자원처리장 홍종운 운영팀장은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온다. 이곳 소각장 시설은 생활폐기물과 하수슬러지를 연계·건조해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또 혐오시설구역에 전국 최초로 관 청사를 입주시켰다. 동사무소가 들어서면서 시와 주민들이 더욱 견고한 신뢰관계를 회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경과학공원에는 시민들에게 기초과학시설을 제공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과학교육과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개발시키기 위한 장영실과학관, 150m 소각장 굴뚝을 활용한 전망대이자 레스토랑인 아산그린타워, 헬스장과 사우나 시설을 갖춘 찜질방 등 주민들을 위한 건강문화센터가 함께 있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환경·문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산시는 쓰레기 소각장을 환경·생태교육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소각장 바로 옆에는 각종 곤충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곤충원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열대 식물과 형형색색 꽃 사이로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야외에 조성한 습지원에는 창포와 부들을 심고 반딧불이 서식처도 만들어져 있어 생태교육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산시 자원순환과 김영만 주무관은 "소각장이 기피시설에서 유치경쟁시설이 됐다"며 "환경 문제가 없고 운영 측면에서 주민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크기 때문으로 오히려 유치경쟁이 더 치열했다. 얼마 전 인기 TV프로그램 런닝맨 촬영을 이곳에서 했다. 방송이 나가면서 더욱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형편이다. 앞으로 아산시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시의 다양한 노력은 주민이 기피하는 쓰레기장을 휴식처로 탈바꿈시키면서 혐오시설 조성의 새로운 해법이 되고 있다.

 

 

 

 

 

 

▲ 75%의 매립율을 보이는 홍성군 제2 매립장.


홍성군 생활폐기물 아산시 위탁처리 

처리비용 38% 절감
매립량 40% 감소 


홍성군은 지난해부터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위탁처리한 결과 처리 비용 절감과 환경보호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재 홍성군은 환경부의 폐기물처리시설 최적화 권역조정 및 최적화 계획에 따라 직영 처리하던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아산시 광역처리시설에 위탁처리하고 있다.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광역처리시설에 위탁 처리한 결과 직영 대비 처리비용을 38% 이상 절감시키며 비용절감과 함께 매립장 주변지역의 환경 개선은 물론 정부의 환경보호 및 에너지 시책에도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2011년 3년 간 군이 소각시설을 직접 운영할 당시 월평균 운영비가 1억 7000여만원에 이르렀으나 위탁처리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처리비용과 운반비용을 포함해 월평균 68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홍성군이 소각시설을 직접 운영했을 때보다 38% 정도 절감시킨 것으로, 연간 절감액이 4억700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예산 절감에 큰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립된 쓰레기양이 월평균 331t이었으나 올 상반기 중에는 월평균 196t으로 40%가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매립장 사용기간이 약 4년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사용을 예상한 현재의 매립장 조성비가 110억원임을 감안할 때 사용기간이 4년 연장되면 40억원 이상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치다.

비용절감 측면 외에도 매립장 부근의 분진, 소음 등에 의한 환경민원 발생이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문화된 광역소각시설에서 소각하면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처리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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