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공예로 먹고 사는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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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공예로 먹고 사는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사람들
  • 한기원 기자·김현진 프리랜서 객원기자
  • 승인 2014.10.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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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 지역의 경쟁력이다(8)<도시재생,일본 홋카이도에서 배우다>

오타루 운하와 주변지역의 도시재생사업 성과
유리공예·오르골로 대표되는 관광도시로 성공

 

 

석조창고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오타루 운하'. 석조창고의 겉은 변하지 않았지만 식당이나 주차장 등으로 재탄생되어 활성화되어 있다.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小樽市) 시는 북해도의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3면이 산, 1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풍부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오타루는 항구를 중심으로 어업을 비롯해 해륙수송 등 무역사업이 발달하면서 상공업, 금융 사업까지 활성화되며 북해도의 거점으로서 발전한 곳이다.

1889년 바다가 매립되고 수변에 석조창고가 즐비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전국의 금융기관이 진출하여 많은 은행건축물이 건축되었던 곳이다. 홋카이도 개척의 현관문 역할을 하면서 발전했던 오타루항은 당시 큰 배를 바다에 묵게 하고 거룻배(대선)를 사용해 짐 싣기 등을 했다.

하지만 취급하는 짐의 량이 많아지면서 거룻배가 직접 창고의 근처까지 들어가 갈 수 있는 수로를 만들었던 것이 ‘오타루 운하’의 효시다. 오타루 운하(小樽運河, 1140m)는 내륙에 수로를 만든 것이 아닌 육지와의 사이에 생긴 매립형 운하로 1923년 완성됐다.

이렇듯 오타루 운하는 내륙을 판 운하가 아니고 해안의 바다를 매립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직선으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완만하게 활처럼 휘어져 곡선을 이루는 형태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여 북해도의 경제거점이 삿포로로 옮겨지게 되면서 운하의 기능은 쇠퇴하게 됐고, 운하주변에는 역할을 잃은 석조창고, 은행 등의 역사적 건축물만 남게 됐다.

지난 1966년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운하의 매립이 결정되고 공사가 진행됐다. 이 시기에 운하보존을 위한 시민운동이 일어나 1973년 ‘오타루 운하를 지키는 모임’이 결성됐다. 이후 수년간 지속된 논쟁의 끝에 오타루 운하 및 운하지구에 있는 역사적 건축물 및 경관지구 보전에 의한 중심시가지의 재생을 추진하게 됐다.

 

 

 


운하의 일부를 매립해 폭의 절반을 도로로 만들고 산책로와 가스등을 정비했으며, 민간 중심으로 유리공예와 오르골 사업을 추진해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노인과 낙후된 건물만이 즐비했던 오타루는 이러한 도시재생 과정을 거쳐 지금은 연간 750만 여명이 다녀가는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이렇듯 일본 홋카이도의 오타루는 운하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 민간 중심으로 유리공예 오르골로 대표되는 관광상품을 파는 유명한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오타루는 수많은 물자들, 더 나아가 국제적인 물류가 오가던 곳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건축된 수많은 건축물과 도시환경은 세월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재생되었던 것이다. 대형의 창고건물은 토산품 판매점과 식당으로, 회사 사무실은 유리공예품 판매점, 오르골 판매점 등으로 가꾸어지고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오타루의 도시재생을 통한 변화는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행정기관은 2차적인 협조만 했다는 개발의 특징이 있다.

일본의 도시재생은 전문가와 주민 그리고 행정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각자의 역할을 통해서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시스템이 확보돼 있는 점은 우리가 주목할 일이다. 홋카이도에서 첫 영업 창고인 ‘구오타루 창고(오타루시 지정 역사적 건조물 제 13호)’는, 운하프라자와 오타루시 종합박물관 운하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형의 창고건물은 토산품 판매점과 식당 그리고 유료 주차장으로 재탄생되어 생명력을 얻었다.

또 회사 사무실 등은 유리공예품 판매점, 오르골 판매점 등으로 새롭게 가꾸어져 재활용되고 있다. 오래전 사용되었던 철길은 미술품이 자유롭게 자리한 낭만이 가득한 산책로가 되었고, 운하에 직접 몸을 실어볼 수 있는 관광용 배도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남녀노소 모두의 동심을 자극하는 1만5000여점 이상의 오르골이 가득한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곳곳에 배치되어 관광지로써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에는 오타루 거리에 어울리는 유리제품의 오리지널 오르골을 비롯해 1만5000여점이 넘는 오르골이 가득하다. 또 ‘오타루 오르골당 엔틱 뮤지엄’에는 엔틱 오르골과 기계식 인형을 전시하고 있으며, 미니 콘서트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고 했다.

또 ‘동물원’을 주제로 한 동물 잡화 전문점인 ‘오타루 가라쿠리 동물원’과 다양한 캐릭터 삼품이 가득한 ‘캐릭터하우스 유메노오토’는 볼거리는 물론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따라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전했다.

특히 수변의 석조창고들은 겉모습은 예전의 창고모습과 변함이 없어 투박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고급스런 대형식당이나 유료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편리함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타루시청 관계자인 오타 마사히코(34) 씨는 “예전에는 어업과 무역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했던 이곳이 삿포로시로 경제가 이동하면서 그로 인해 역할이 없어지고 생명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유리공예와 오르골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현재의 관광지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런 결과로 새롭게 도시의 생명력을 얻으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사이토 사야카(31) 씨의 설명에 따르면 “역사적인 옛 건축물 등이 그대로 남아 보존되고 있으며 오타루의 곳곳에 위치해 있다.

이런 건축물들이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재생되고 새롭게 가꾸어 지면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고풍스런 겉모습과 달리 그 안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많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언제나 국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활성화되면서 지역경제 역시 기대이상의 효과를 내면서 성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도시재생 사업의 특징은 우리나라와 같이 속전속결 방식의 건축이나 재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적어도 10여년을 넘기는 긴 시간을 가지면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재생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역의 리더, 다시 말해 지도자의 강력한 추진력이던지, 또는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주도로 추진하던지 중요한 것은 사업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주목하고 배워야 할 점이며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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