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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가을 하늘 아래 갈산면 행산리에 거주하는 강채선 씨가 벼를 수확해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자식들과 손주들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어머니의 마음이 한가득 담긴 쌀에 오늘도 고마운 밥상과 함께 한다.
은하면 화봉리 김지봉, 김영숙 부부가 비가 오는 이른 아침부터 배추 모종 심기에 바쁘다. 새벽 4시에 나와 고랑 만들고 거름 주고 주변 정리를 끝내고 잠시 밥 한 술 후딱 먹고 나와 모종 심기에 부지런을 떤다. 때마침 부슬거리는 비에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안성맞춤이다. 농부의 발소리와 애정 가득한 손길로 자라는 올해 배추 농사가 풍년이 나기를 기대해본다.
폭염이 지나가니 호우가 찾아왔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다. 홍동면 운월리의 한 논에서는 처서가 지나고 벼들이 알갱이를 품고 조금씩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옛날에는 쌀 한 톨이 수채에 보이면 며느리가 헤프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농부의 발걸음과 돌봄으로 자라는 귀한 쌀이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다. 속이 꽉 찬 사람은 인격이나 지식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더 겸손해진다는 뜻이다. 계절을 따라 같이 고개를 숙여가는 벼를 보며 오늘은 조금 겸손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