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농업, 농민과 친환경이 답이다 <5>
상태바
홍성농업, 농민과 친환경이 답이다 <5>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4.05.16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근교농업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 창출 기회로”

도쿄인접 지바현 도시농업 주목 농촌과 농업 상생 성공 이끌어
안전 먹거리 위해 활성화 필요 관련상품·기술 개발 노력해야


도시농업은 개개인의 식생활에 관한 문제를 넘어 도시의 생태계 순환구조를 회복하고 공동체 문화를 발전시켜 가는 동시에 도시인들이 농업에 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 낸다는 긍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결국 도시농업의 발전이 도시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농촌, 농업과의 공생 혹은 상생을 모색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도시농업의 매력과 가치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도시농업에 빠질 수 있는 인프라구축이 시급하다.
도시농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의 확보, 시민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도시농업육성법’ 등의 제정,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 등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급속한 도시화가 지니고 있는 녹지부족, 환경오염, 고령화 및 사회적 소외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도시농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도 중요하다. 또 인공적으로 조성된 수동적 녹지보다는 아파트 텃밭이나 마을 정원만들기 등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녹지 및 도시환경 개선이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도시농의 확산과 함께 농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도시농업용 소포장, 매뉴얼, 종자, 패션 농기구, 학습용 교구, 식물공기청정기, 실내채소재배기 등 새롭게 산업화 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므로 상품 및 관련기술의 개발에도 치중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도시농업이 발달한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농업선진국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시민농원, 영국의 얼랏먼트,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쿠바의 아바나 도시농업 등 농업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에서 도시농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 국가가 세계의 도시농업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바라는 이들이 말하는 또 하나의 논리는 식탁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직접 기른 채소가 식탁에 오르면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의 입맛이 깨끗한 채소로 옮겨가면서 신선채소를 비롯한 농산물시장을 더 키우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도시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 정립과 관리가 부족한 탓에 개인적인 판단에 따른 여러 관점들이 뒤섞여 소모적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농업과 근교농업, 로컬푸드 등 관련된 진영 간 소통을 통한 협력체제가 필요한 이유다.

일본 도쿄와 인접해 있는 지바현은 인구 600여만 명으로 농업, 임업, 수산업, 공업 등이 발달했으며, 대도시에 인접해 있어 도시근교농업의 모델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곳 카토리시 니사또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농사조합법인 와고엔(和鄕園)이 위치해 있다. 일본 버블경제 마지막 시기인 1991년 귀농을 결심한 세 명의 젊은이들이 일궈낸 회사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농업후계자들의 집단이라는 점이 아니다. 이 회사는 일본농업, 나아가 우리 농업의 대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고품질의 농산물생산이 농민 자립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와고엔은 리사이클 센터, 냉동 및 가공공장, 판매장 등 여러 분야의 분사(分社)로 이뤄진 종합기술농업의 집약체다. 특히 리사이클센터인 와고는 현재 우리나라의 녹색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곳에서 사육하고 있는 250마리의 소에서 나오는 분뇨를 이용, 액체비료를 생산하고 비옥한 토지를 만들어 준다. 또 분뇨를 이용해 이곳에서 운영하는 모든 전기 및 자동차 등 설비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때문에 이곳은 일본의 대학과 기업, 농업인이 협력하는 선진기술·그린농업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 녹색농업의 상징’인 와고리사이클센터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청정 채소생산에 사용되는 비료와 함께 석탄에너지 사용을 배제한 자체 동력생산으로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청정 친환경 녹색농업의 이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농촌은 자연과 역사, 농업환경 등 지역의 장점을 살려 도시민들이 찾는 관광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거대 자본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이 아니라 환경과 소박함으로 차별화해 대표관광지가 됐고, 주민 스스로 연구회 등을 만들어 농촌과 도시를 잇는 가교를 만들고 있다. 이곳 농민들은 연구수첩과 농업서적이 든 책가방을 농사 현장에까지 들고 다니고 있다.

 

 

 

 

 

 

 

 


 인터뷰 농사조합법인 와고엔 사토마사시 이사

“농업도 제조업… 선주문 후생산”

농사조합법인 와고엔에 대해 사토마사시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991년에 서른 살의 히로카즈 키우치는 뜻이 맞는 동네 친구 5명과 산지직송을 하는 생산자모임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설립 첫해에는 600만 엔의 매출을 올렸고, 시작한지 22년째 되는 지난해에는 150억 엔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부차가공으로 올리는 농업매출이 120억 엔에 이릅니다. 여기에 관광과 점포수익까지 감안하면 참여농민 70명이 500억 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연매출액 중 도쿄에서의 판매량이 50%에 이릅니다. 조직도 훨씬 더 세분화되어서 농사조합법인 와고엔, 주식회사 와고, 냉동가공센터, 포장센터, 절단센터, 농가 레스토랑, 미니 슈퍼마켓, 꽃가게, 제과점, 리사이클센터, 해외사업부가 농산물의 생산, 가공, 소매, 물류, 음식점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있습니다. 구성원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전업농가에만 회원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들은 현장의 룰을 지켜야 하며, 판매전략 회의를 통해 농가에 대한 추천보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회원과 준회원을 합쳐 현재 100명의 농가가 생산자로 가입돼 있으며, 생산자 또한 폭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는 치바현 나토리시 니사토를 기준으로 반경 30킬로미터의 원을 그리면 치바현 북동부와 나리타시, 이바라키현의 일부가 포함됩니다. 이 지역에서는 치바현에서 생산되는 채소류의 70%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와고엔에서는 농업도 제조업, 선주문 후생산
“와고엔에서는 농업도 제조업입니다. 보통의 농산물은 소비자로부터 주문이 없어도 생산자의 판단으로 일단 생산하고 시장에 내다 팔지만 와고엔에서는 다릅니다. 현재 와고엔은 내년 7월까지 출하할 농산물의 주문을 받아둔 상태입니다. 생협, 외식업체, 슈퍼마켓 등의 거래처와 1년 동안 출하할 농산물의 수량이나 가격을 미리 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토대로 농가와 생산할 품목과 가격을 조정하지요. 철저한 토질 검사를 통해 어느 땅에서 생산할 것인지도 계약내용에 포함됩니다. 일단 계약이 이뤄지면 날씨와 상관없이 계약된 가격에 해당 품목이 출하돼야 하기 때문에 농가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계약생산과 계약판매는 농업경영의 안정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회원농가의 평균수입이 1년에 3000만 엔 정도로 규모에 따라 2억 엔의 매출을 올리기도 합니다. 현재 니사또와 아사히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외식업체 20곳, 생협 11곳, 슈퍼마켓 15곳 등 총 51개의 거래처로 제품을 출하합니다.”

◇급속냉동 채소류 신선도 유지, 부차가공 포장판매
“와고엔에서는 생산한 채소류를 거래처의 주문에 따라 절단하는 등 부차가공을 통해 포장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의 경우 부차가공을 통해 2분의1 크기, 4분의1 크기 등으로 나눠서 포장함으로써 같은 무라도 부가가치 형성을 위해 가공판매 하고 있습니다. 같은 호박이라도 거래처의 수요에 따라 절단 크기, 절단 방법, 포장 방법 등이 달라집니다. 45종류의 채소가 두께, 크기, 중량, 같이 포장되는 채소 등에 따라 300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포장돼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부 선호도 등을 위해 신선도 형성을 위해 급속냉동 방법으로 냉장가공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채소의 냉동가공과 절단포장을 시작한 이유는 농산물의 상품화 효율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생산물 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금치의 경우 40% 이상이 품질과는 별개로 크기 때문에 규격 외 상품으로 분류되어 상품으로 출하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선도 유지를 위해 깨끗이 씻어 열처리 후 18도를 유지하면 신선도가 최고예요. 급속냉동 방식의 열처리가 가장 중요해요, 이렇게 가공해 출하하면서 재배한 시금치 전량을 상품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채소들도 냉동가공품목에 추가했고, 다음해인 2004년부터는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절단해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와고엔 회원농가에서는 지난 2004년 일본의 채소농장단위에서는 처음으로 GAP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또 28개의 품목이 치바현 농정국에서 인증하는 치바에코인증을 받았습니다. 회원농가는 토질 개선을 위해 씨뿌리기 전과 수확 전에 반드시 토양분석을 받아야 합니다. 리사이클센터에서는 우분과 채소 잔량을 발효시켜 메탄가스와 액비, 고형퇴비를 만들어냅니다. 생산된 액비와 고형퇴비는 다시 농업에 이용되고, 메탄가스는 플랜트 내의 경트럭, 오토바이 등의 연료로 사용됩니다. 현재는 축산농가 한 곳과 채소 전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만을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에서 나오는 것도 모아 자원화 할 계획입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