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영토경계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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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영토경계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 <9>
  • 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1.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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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상펄어장 해상경계 측량실시 임시표지 설치
▲ 홍성군은 상펄어장의 해상경계에 임시표지를 반영구적인 재질로 완료했다.

 
홍성군과 태안군의 해상경계를 둘러싼 분쟁의 중심이 된 상펄어장은 태안군과 홍성군의 공동해역인 천수만 중간 지대에 있다. 썰물 때 모래 등이 드러나는 수역으로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홍성군은 지난 2010년 천수만의 공유수면 일부 수역에 대해 태안군이 어업면허 처분을 내리자 같은 해 5월 자치권한 침해를 주장하며 태안군의 어업면허처분 위법확인 소송과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홍성군은 당시 “태안군이 상펄어장과 관련, 행한 어업면허 처분 가운데 일부가 홍성군의 관할해역에 속하며 과거에도 죽도 어민들이 상펄어장을 사용한 만큼 행정구역 변경과 함께 해상경계도 변경돼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 골자였다.

반면 태안군은 육지나 섬이 아닌 영해구역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관할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태안군은 “해상경계는 단순한 지도상의 선으로 획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국립지리원 도면상 경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하며 “어업면허 업무 등도 지속적으로 처리해 온 상황이고 해상경계 획정이 법령으로 규정되지 않은 만큼 행정관습법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 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헌법재판소 주심재판관인 서기석 재판관 등 6명이 천수만 일대 공유수면의 지형을 직접 확인하는 현장검증을 실시한 뒤 4월 초 공개변론을 진행했으며, 이후 3개월여 만인 7월 30일 최종 결정을 내려 5년여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국가기본도상 해상경계선을 공유수면에 대한 불문법상 해상경계선으로 더 이상 규범적 효력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홍성과 태안 양 지자체의 이익을 동등하게 다루고자 하는 규범적 관념에 기초한 등거리 중간선 원칙, 공유수면에 위치한 섬들의 존재, 죽도가 서산군에서 홍성군으로 행정구역 관할이 변경된 점, 죽도와 해당 해역이 지리적으로나 생활적으로 긴밀히 연계돼 있는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죽도, 안면도, 황도의 해안선만을 감안해 등거리 중간선 원칙에 따라 해상경계를 획정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국가기본도상 해상경계선을 불문법적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기준을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해상에 대한 지자체 관할권의 획정 필요성을 인정하고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한 새로운 경계선 획정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어업권과 해상경계를 둘러싸고 잠재해 있는 전국 곳곳에서 분쟁이 점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단초가 되기도 했다.

 


현재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사이에 어청도 일대 해역을 둘러싼 관할권 분쟁이 있다. 전남 광양과 여수 간, 경남과 전남 간 해상경계 또는 어업권 관련 갈등이 각각 빚어졌지만 경남과 전남간, 새만금매립지인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간의 해상경계가 판결을 통해 결정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홍성군과 태안군 간 해상경계에 대한 분쟁의 중심이 된 상펄어장의 인근 섬인 죽도는 애초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로 편제돼 있다가 지난 1989년 시·군·자치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에 따라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로 편입됐다.
분쟁 대상인 상펄어장에서는 태안군 18개 어촌계 어민 1013명이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태안군은 2011년부터 2년 간 10억7700만원을 투입해 어장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토는 영토·영해·영공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국토의 경계는 자연적 외형으로 표시되는 경계와 기하학적 경계로 분류될 수 있다. 자연적 외형으로 표시되는 경계란 유용한 자연 지리적 지물(산, 산맥, 구릉, 하천, 바다, 저습지, 사막 등)을 경계로 삼을 경우에 채용되며, 기하학적 경계란 어떤 선이든 간에 선 자체가 바로 경계로 정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행정구역의 경계를 나누는 기준은 자연적 외형으로 표시되는 경계를 채택하고 있으나, 현재는 도시의 성장과 팽창으로 고속도로, 국도, 기간도로 등을 경계의 수단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하천의 복개, 터널의 개통, 교량의 가설 등으로 인해 지역을 확연하게 구분하던 자연적인 경계가 희석되어 기존에 설정된 행정구역이 오히려 지역주민의 생활여건과 일치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경계에 대한 문제로서 토지의 경우는 법(지적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으나 해상의 경계는 명문화되어 있지 않아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은 지방자치법에서 다루고 있으나 육지에 국한된 경계를 의미하는 것이지 해상의 경계를 언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어업관련 해상관할에 관한 규정도 지방자치단체의 관할수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범위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수산업법에서도 조업수역에 대하여 다루고 있고,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 도식 규정에서도 해상경계를 다루고는 있지만 뚜렷한 경우에만 표시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해상경계의 문제는 관할해역의 수산자원과 이용권에 직접적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경계와 인접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이용가치가 높은 자원이 부존 되어 있을 경우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해상도계에 관련되어 일어나는 분쟁의 유형을 보면, 현 해상경계의 법적 타당성에 대한 분쟁, 어업분쟁, 공유수면매립지에 대한 관할권 분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신규매립지의 소유권에 대한 분쟁은 첨예한 분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현재 우리나라 국토의 영해권과 관련된 독도의 해상경계 문제뿐만 아니라, 본 고장인 진해시와 부산광역시의 신항만건설과 관련된 공유수면매립지에 대한 경계분쟁, 평택항 관할구역분쟁, 서해대교 ‘도’경계표지판 위치 선정분쟁, 순천시와 광양시의 공유수면매립지의 관할권분쟁 등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소유권과 관련된 국가적인 영토분쟁과 아울러 한 국가 내에서도 시·도와 시·군 간의 토지경계 분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토지의 경계는 지적법상에 명시되어 있으나 해상경계는 법제가 없는 실정이므로 잦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해상경계분쟁의 원인 및 대책을 위해서는 법적 제도화의 시급성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홍성군은 지난 7월 30일 헌법재판소의 해상경계선에 대한 최종 판결이 결정된 이후 지난 9월 30일에는 상펄어장에 대한 홍성군-태안군 공동 해상경계 측량을 실시하고 임시 표지를 설치했다.
지난 11일에는 해상경계 임시 표지를 반영구적 재질로 교체를 완료하고, 충청남도에 어장이용개발계획 변경승인을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홍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충청남도에 낸 어장이용개발계획 변경승인을 요청이 승인되면 상펄어장 마을어업면허 처분예정지에 대한 2건, 34헥타르에 이르는 어장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모든 행정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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