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도시 대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옛 충청남도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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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도시 대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옛 충청남도청사
  • 글·사진=한기원 기자
  • 승인 2017.09.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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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폐기된 공공건축물의 재활용 방안 〈1〉
대전시 중구 중앙로에 위치한 옛 충남도 청사. 본관은 현재 대전근현대전시관으로 재활용 되고 있다.

기능과 활동 정지된 공장, 폐교, 관공서 등 유휴 공간 늘어나
사회문화적 기능 재활성화, 지속적이고 체계적 활용방안 필요
도시재생,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나갈야 할 방향 제시
대전 옛 충남도청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재활용 가치 커



도시의 오래된 공간은 과연 천덕꾸러기인가, 아니면 도시의 랜드마크인가? 논란의 중심에 선 우리의 도시들이 한 번쯤 새겨봐야 할 참신한 발상이다. 실제로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와 행정구역의 통합 등으로 학교와 공공청사 등 공공건축물이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어서 이에 대한 재활용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산업시설, 공공건축물 등 기능을 상실하고 활동이 정지된 공장, 창고, 폐교, 관공서 등 유휴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유휴공간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조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문화적 기능을 재활성화 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활용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휴공간의 가치를 재인식해 새로운 생산의 공간이자 사회적 기능을 담는 공간으로 재창조한 국내외의 성공사례를 살펴본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홍성지역의 공공건축물의 재활용 방안 등에 대한 공론화와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도시가치의 재창조와 정체성 등의 제고를 기대한다.



 

대전의 옛 충청남도 청사 등록문화재 표지판.

■사람중심의 도시재생이 도시의 경쟁력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 도시노후화에 따른 도시문제 해결의 해법이 바로 ‘도시재생’이며 이것이야 말로 도시의 경쟁력이기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노후 주민센터 등 공공건축물과 공영주차장, 공공주택 복합개발 활성화를 위해 공유재산 특례 및 용적률 규제완화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재생은 지역 특색을 맞춰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도시재생을 할 것인가 계획을 세워서 도시재생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지역과 지역주민들의 소통을 통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만의 생각을 통해서 도시재생을 하는 것은 주민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게 되므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인근 도시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고려할 사안이다.

특히 홍성의 원도심과 같이 도심이 쇠퇴하거나 오래된 곳을 구도심이라 하는데, 과거 도시의 중심으로 주요기능과 활동이 이뤄지던 중추적인 장소였으나 현재는 도심외곽지역이나 신도심의 급속한 개발과 도심노후의 방치로 인해 도심기능이 약화되고 소멸함으로써 보유하고 있던 고유한 공간적 속성과 장소들이 사라져버린 지역을 의미한다.

도시는 예전부터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 도시성장의 중심축이 변하면서 새로운 도심이 새로 태어나고 발전하다 쇠퇴하기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재생의 중심에 있는 구도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지역재생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될 모습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면, 지역재생의 근간이 되는 구도심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도시재생의 유형을 주제별로 본다면 문화의 공존을 통해 주민들이 함께 추진하고 참여하는 문화재생과 노후주택에 대한 개선 등의 주거재생, 상업지역에 대한 상업재생, 산업시설의 새로운 기능부여로 최대한 재생효과를 살릴 수 있는 산업재생, 도심의 복합문화레저공간을 통한 광광과 야간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수변재생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기능이 상실되고 활동이 정지된 공장, 창고, 폐교, 관공서 등 공공건축물이나 유휴공간의 재활용은 단순히 건물의 물리적 가치 상승을 넘어 기존 건물의 경제적 가치 전환과 낙후된 주거지 변화에 따른 지역가치 상승이라는 도시재생적 의미가 크다.



 

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공동취재단 모습.

■대전 옛 충남도청사 재활용 대표적
이러한 유휴공간의 재창조 사례로 대전시 중구 중앙로에 있는 옛 충남도청사(선화동)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다. 옛 충남도청사는 현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인 옛 충남도청사 본관은 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돼 있다.

본관 1층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100여 년간 대전의 역사와 발전상, 원도심의 다양한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테마별로 △전통에서 근대로의 이행 △구한말 대전의 구국운동 △근대도시 대전의 탄생과 성장 △대전의 독립운동과 사회운동 △대전 근대를 걷다 △한국전쟁과 대전 △폐허에서 일어나다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대전 등 8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전통에서 근대로의 이행’에서는 근대도시의 탄생은 철도와 함께 했다고 볼 수 있다. 경부선 철도부설과 함께 이곳에 정착한 일본인 이주자들에 의해 대전은 도시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고, 1905년의 경부선철도 개통과 1914년 호남선철도 개통이 이어지면서 일약 내륙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식민지시대 조선의 대표적인 근대도시로 자리매김했음을 볼 수 있다.

‘구한말 대전의 구국운동’에서는 구한말 대전에서의 다양한 구국운동이 일어났던 일을 기록하고 있다. 최초의 을미의병으로 평가받은 유성의병과 위정척사론의 선두에 섰던 연재 송병선과 그를 따르는 연재학파 등 대전의 구국운동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거웠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역 최초의 사립학교인 대아학교와 대구와 함께 가장 활발한 모금운동을 벌인 대전의 국채보상운동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근대도시 대전의 탄생과 성장’에서는 20세기 초 작은 한촌에 불과했던 대전이 철도부설과 함께 근대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식민통치 이전부터 이주해온 일본인에 의해 도시가 개발되었고 각종 도시 기반시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소제동 같은 전통마을들이 파괴되기도 했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되면서 한층 도시의 모습을 갖춘 대전은 1935년 지금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대전부로 승격했다. 이를 전후로 해서 인구가 급증했다.

은행과 군부대, 경찰서, 병원 등 주요 관공서가 신설되거나 이주했고, 이를 전후로 시가지 또한 한층 변화해서 지금의 중앙로가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또 ‘대전의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에서는 식민지의 모순이 심화되는 1910년 후반부터 치열한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그리고 1930년대에 이르러 노동운동 또한 폭발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군시제사공장’ 파업은 당시 대전의 공업 수준과 사회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또한 주로 장기형을 선고받은 정치범을 수용했던 대전형무소는 식민지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대전 근대를 걷다’에서는 1930~1940년대 근대도시 대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부분의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전쟁과 대전’에서는 한국전쟁 중 임시수도가 된 대전과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대전 전투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대전형무소 민간인 학살 등의 비극을 소개하고 있다. 대전형무소의 산내 골령골 학살은 남한과 북한, 우익과 좌익 모두에 의한 전쟁범죄로 지금까지도 뜨거운 논쟁과 아픔으로 남아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폐허에서 일어나다’에서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복구해 낸 1960년대의 대전과 4·19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대전의 3·8민주화운동에 대한 자료와 영상을 전시하고 있다. 3·8민주화운동은 한국민주화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대전이 민주화운동의 성지라는 묻혀진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대전’에서는 오늘날 한국의 새로운 중심도시로 성장한 대전의 최근 모습과 1980년대 이후 중요한 도시발전 사업과 행사 등을 연표와 관련 사진자료로 보여주고 있다.

옛 충남도청사 건물은 도청소재지를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기면서 신축됐으며, 한국전쟁 당시 임시 정부청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따라서 역사문화적,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건물로 우리의 근·현대를 겪어 온 건축물로서의 상징적 가치와 의미가 크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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